제주의 딸 ‘고보경’ 제주 방문... LPGA 최연소 우승 세계 골프 역사 다시 써

“서류상 국적은 뉴질랜드이지만 저의 뿌리는 대한민국이며, 제주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 세계 최연소로 우승한 리디아 고(15·한국명 고보경)가 더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환하게 답하고 있는 모습(사진-문기철)

아마추어 선수로 43년만의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골프 역사를 다시 쓴 리디아 고(15, 본명 고보경) 선수가 고향인 제주를 찾은 첫 소감이다.

 

9년만에 다시 찾은 고국에 할아버지와 친척들을 만나게 돼서 무척 기쁘다는 고 선수는 그간 외로운 타국 생활에서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또 산낙지와 전복을 좋아한다며 제주의 그리움도 어렴풋이 남아있어 보였다.

고보경 선수는 지난 27일(한국시간) 캐나다 코퀴틀람 밴쿠버 골프장(파 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 최연소 우승을 차지해 세계 골프역사를 다시 썼다.

고 선수는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으며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2위인 박인비(24)를 3타차로 따돌리고 리더보드 맨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마추어 선수로써 5번째 LPGA 투어 우승이자 최연소 우승기록도 세웠으며 지난해 9월 나비스타 클래식에서 16세 8개월인 알렉시스우스 톰슨이 우승하며 세운 기록을 고보경이 우승하며 1년 4개월이나 앞당겼다. 또 이 기록은 아마추어 선수로서 다섯 번째이자 1969년 조앤 카너(버딘스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43년만의 우승이다.

올해 1월 호주 뉴사이우스 웨일스오픈에서 프로대회 세계 최연소 우승을 차지해 이름을 알린 고보경은 지난 13일에는 US여자아마골프대회에서 정상을 오르면서 탄탄한 실력을 입증한 바 있다.

 

▲  세계 최연소 우승한 리디아 고(15·한국명 고보경)가 더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 앞서 외할아버지와 포옹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문기철)

제주대학교를 졸업, 테니스 선수 출신의 아버지의 체력을 그대로 물려받아 골프에 소질을 보인 고 선수는 학교에서 공부도 하면서 좋아하는 골프를 즐기기 위해 이민을 가게 됐다.

이민을 가서도 학교 수업을 병행하며 아버지와 일주일 약 40여시간의 훈련을 혹독하게 치러내며 자신감을 키워갔고 또한 경기에 대한 심적 부담감 훈련도 지속적으로 해 온 것도 LPGA 최연소 우승을 하는데 큰 바탕이 됐다.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프로 대회의 성적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는 고 선수는 “타이거 우즈, 미셸 위처럼 스탠퍼드대학에 가는 게 목표”라고 밝히며 18세 이후에나 프로전향을 .생각해 볼 것 이라고 말했다.

9월 말 터키에서 개막하는 세계 여자아마추어팀선수권대회에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출전하는데 랭킹 2위인 한국의 김효주(17·대원외고2)와 대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는 “효주 언니랑 US여자 아마추어선수권 때 함께 식사할 정도로 잘 안다”며 “재미있는 대결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US오픈 우승 및 프로전향전 1위를 지키는 것이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제주시 조천읍 신촌리 출신의 아버지 고길홍씨와 조천읍 함덕리 출신의 어머니 현봉숙씨 사이2녀 중 차녀인 고보경 선수는 6살때인 2003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으며 9년만의 고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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