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우 사무관 제주특별자치도 해양개발과 해양개발담당
대규모 야외행사를 준비해온 사람이면 행사당일 일기예보에 노심초사 하고 가슴 졸였던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제5회 해녀축제 개막식 날, 전국적으로 예보된 비 날씨가 기상청 오보가 되길 간절히 바랐건만 새벽부터 짖굿은 가을비가 쏟아져 필자의 눈앞을 막막하게 했다. 오전 9시 거리퍼레이드를 시작하려는 순간 갑자기 비가 그치고 구름이 걷히면서 행사장이 환하게 밝아왔다. 10시 개막식엔 기적처럼 좋아진 날씨 때문인지 7,000여명 인파가 구름같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다.

이튿날은 소박하지만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숨비소리길”을 처음 조성하여 개통식과 함께 걷기행사를 준비했다. 그동안 축제 컨텐츠를 만들기 위하여 많은 고민을 했고 오랫동안 행사준비를 했는데, 아침 7시 15분에 제주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 그러나 이날도 행사시간이 되자 거짓말처럼 갑자기 비가 그쳤다. 그렇게 처음 개통하게 된 “숨비소리길” 걷기대회는 성공리에 진행 할 수 있었다.해녀축제기간 동안은 계속 비날씨 였지만, 야외행사 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비가 그치는 기이한 현상이 반복 되었다.

참가자들은 자연에 순응하면서 자연과 함께 살아오신 해녀분 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두 모여서 하늘도 도와주는 거라고 하면서 내가 걱정했던 일들은 모두 필자의 이름처럼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고 조크를 건냈다.

해녀축제는 그 소재 자체가 제주에서만 있고, 제주에서만 개최가 가능한 축제다.
전국 823개 지역축제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지역특산품, 계절,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축제로써 개최지역과 축제내용이 다를 뿐이지 대부분 유사한 내용이다. 특히 현재 생존하고 있는 여성중심의 공동체 문화를 소재로 하는 축제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는 옛날부터 늘 접하면서 자라왔기 때문에 너무 익숙해서 해녀문화가 얼마나 독특하고 경이로운 문화인지 체감할 수 없을지 모르나 제주를 찾는 외국인들의 눈에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 못지않게 제주해녀 문화에 대하여 감탄 한다.

근간에 들어 수많은 해외언론과 학자들도 해녀문화에 대하여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역축제였던 해녀축제를 지난해부터 도 단위 축제로 승격시켜서 추진하는 것도 해녀문화를 좀더 체계적으로 세계에 알려 2014년 유네스코무형유산 등재와 거친 파도와 싸우며 생업에 종사하는 해녀분 들에게 위로와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한 시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때에 세계환경 올림픽인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제주해녀의 지속가능성”을 WCC 정식의제로 채택하는 쾌거를 이룸으로써 이제 제주해녀의 숨비소리는 세계문화유산이 되어 한국을 넘어 세계로 거침없이 울려퍼질 것이다.
그동안 성공적인 해녀축제가 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주신 해녀 분들과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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