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적응기를 마친 한국의 유럽파 선수들이 치열한 주전 경쟁을 뚫고 주말 경기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2012~2013시즌 유럽리그가 시작된 지 한 달 가량이 흘렀다. 한국 유럽파 선수들은 2012런던올림픽과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출전 등으로 인해 소속팀 복귀가 다소 늦춰졌다.

하지만 리그별로 3~4라운드를 치르는 사이 큰 문제없이 소속팀에 안착했다. 올 시즌 팀을 옮긴 박지성(31·퀸즈파크레인저스), 박주영(27·셀타비고), 기성용(23·스완지시티), 김보경(23·카디프시티) 등은 모두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청용(24·볼턴원더러스)과 손흥민(20·함부르크)은 지난 시즌과 다름없이 소속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는 단연 QPR의 '캡틴' 박지성이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팀 주장을 맡은 박지성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자신의 능력을 백분 발휘하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컵대회 포함 5경기에 풀타임 출전하며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연속 풀타임 기록(3경기)을 갈아치웠다. 그 사이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가장 많은 득점 기회를 제공한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지성의 고군분투와 함께 팀도 달라졌다. 시즌 초반 삐걱거리던 모습과는 달리 조직력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 15일 열렸던 리그 1위 첼시와의 0-0 무승부 경기가 이를 증명한다.

중원에서 팀을 이끌며 수비적으로 경기를 이끌어가던 박지성은 최근 좌측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겨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비록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첼시전에서는 위협적인 헤딩슛 장면도 연출했다.

QPR은 오는 24일 토트넘과 리그 5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강팀에 강한 박지성의 '킬러본능'이 살아난다면 이적 후 첫 번째 골도 기대해 볼만하다.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며 잉글랜드 입성을 알렸던 기성용은 지난주 아스톤빌라와의 원정경기에 결장했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을 마치고 돌아온 지 3일 밖에 되지 않아 선발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원정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결국 그라운드를 밟지는 못했다.

스완지시티는 프리미어리그 5위를 기록하며 올 시즌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앞선 경기들을 통해 당당히 강팀 반열에 오른 스완지시티인 만큼 이적생 기성용의 주전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미카엘 라우드롭 감독도 "신입생들에게 지급한 비싼 이적료는 그들의 출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파블로와 기성용의 몸 상태가 날카로워 보였다. 하지만 아직은 시즌 초반이기에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팀 운용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설명했다.

한 두 경기 결장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기성용의 본격적인 주전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스완지시티는 오는 22일 에버튼과 리그 5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로 이적한 박주영은 지난 16일 데뷔전을 갖고 2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팀의 1-2 패배를 막지는 못했지만 무난하게 데뷔전을 치른 박주영은 "셀타에서 아주 행복하다. 프랑스 리그에서 기록한 12골보다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스날에서의 아픈 경험이 있는 만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욕이 충만하다. 데뷔골의 시점이 관건이다. 셀타비고는 오는 23일 헤타페와 리그 5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손흥민은 올 시즌 유럽파 가운데 가장 먼저 득점포를 가동했다. 지난 17일 프랑크푸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1호 골을 신고했다.

손흥민은 팀이 1-3으로 뒤지고 있던 후반 17분 골키퍼를 제치고 골망을 갈랐다. 침착함이 돋보이는 골이었다.

그동안 프리시즌에 비해 정규 시즌 골이 부족했던 손흥민은 이번 골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팀의 '레전드'인 판더바르트와 좋은 호흡을 보이고 있는 모습도 고무적이다.

함부르크는 오는 22일 '디펜딩챔피언' 도르트문트와 리그 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리그)의 이청용은 지난 19일 버임엄시티전에 선발출전했지만 팀의 1-2 패배를 막지 못했다.

A매치 출전으로 2경기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지만 중동 원정의 여파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볼턴은 최근 리그 15위에 머물며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웬 코일 감독의 경질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팀 입장에서는 이청용의 에이스다운 활약에 더욱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볼턴은 22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리그 7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김보경은 지난 19일 밀월전에서 깜짝 데뷔전을 치렀다. 후반 35분에 교체 투입돼 10분을 소화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였다. 오는 22일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리그 7라운드 경기에서 선발출전을 기대해 볼만하다.

시즌 개막 이후 아직까지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한 지동원(21·선더랜드)과 차두리(32·뒤셀도르프)도 오는 22일 각 리그 경기를 통해 시즌 첫 출전을 노리고 있다.

◇유럽파 주말 일정

▲22일
- 스완지시티(기성용) - 애버튼(오후 8시45분)
- 뒤셀도르프(차두리)-프라이부르크
- 함부르크(손흥민)-도르트문트
- 아우크스부르크(구자철)-마인츠(이상 오후 10시30분)
- 선더랜드(지동원) - 웨스트햄
- 카디프시티(김보경)-크리스탈팰리스
- 볼턴(이청용)-셰필드(이상 오후 11시)

▲23일
- 셀타비고(박주영) - 발헤타페(오전 1시)

▲24일
- QPR(박지성) - 토트넘(오전 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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