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12월 대선을 80여일 앞두고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건 승부에 돌입할 태세다.

추석 민심이 중요한 이유는 4000만명의 유권자 시선이 대선에 집중된 가운데 지역과 세대를 뛰어넘어 기존 여론이 섞이며 재생산되는 등 새로운 여론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추석 민심을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안방에서의 의제와 토론의 결과에 따라 밴드웨건 효과(선거에서는 우세해 보이는 사람을 지지하려는 현상)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역대 대선에서 추석 여론은 12월 대선에서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고 이번 추석 민심의 향배를 보면 향후의 선거 판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박 후보는 역사인식 논란과 잇따른 측근 비리로 인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문 후보와 안 후보는 각각 경선 승리와 출마선언의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박 후보는 3자 대결에서는 여전히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양자 대결에서는 안 후보와 문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한 것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박 후보는 추석을 일주일 앞둔 24일 부산을 방문, 전통적인 텃밭인 부산·경남(PK) 지역의 민심을 달래기 위한 행보를 벌인다.

당 안팎에서는 박 후보가 이번 부산행을 기점으로 지지율 반등을 노려 과거사와 관련된 전향적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박 후보의 이같은 행보는 인혁당 사건을 비롯해 유신 발언 등이 1979년 부마항쟁을 일으킨 부산·경남 민심을 자극한 것에 대한 반전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당내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박 후보는 추석 직전 경제민주화를 비롯해 민생 공약 등을 대거 발표하며 여론 몰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문재인-안철수 후보 역시 분주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추석 연휴을 전후로 향후 단일화의 향방을 가를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현재까지 양측은 일단 독자적인 민생 행보를 통해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두 후보 중 누가 더 중도층과 무당파를 끌어들이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문 후보는 24일부터 젊은층과의 소통을 강화키위한 타운 미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는 이 기간동안 '국민명령 제안'이라는 형식으로 중도층을 겨냥한 공약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도 추석 전까지는 최대한 민생행보를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제와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민생 행보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이 추석 직전 다른 후보와 마찬가지로 경제와 일자리에 관계된 공약을 발표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다만 안 원장 측이 추석 민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면 이 기간동안 이슈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만약 추선 연휴 직후 지지율 경쟁에서 문·안 후보 중 한 쪽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면 향후 단일화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에도 문·안 후보의 지지율이 팽팽하면 단일화 논의가 늦어질 수 도 있다.

앞서 한·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2002년 9월 정몽준 의원은 추석 연휴 직전에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 판도는 요동쳤다.

또 지난 2006년에는 당시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던 박 후보가 추석 민심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이명박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결과를 불러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8대 대선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박·문·안 후보 중 누가 먼저 추석 민심을 선점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지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