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현대가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켰다.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을 꺾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울산은 4일 오전 2시10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파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힐랄과의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하피냐(2골), 김신욱, 이근호의 연속골에 힘입어 4-0 완승을 거뒀다.

지난 1차전(19일) 홈경기서 1-0으로 승리한 울산은 이날 최소한 비기거나 한 골차로 패하더라도 골을 넣으면 4강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울산은 수비 위주로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4골을 터뜨리는 화끈한 공격 축구로 맞서 알 힐랄을 완벽히 무너뜨렸다. 1,2차전 득점 합계 5-0으로 4강행 티켓을 따냈다.

이로써 울산은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를 꺾고 올라온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 4강에서 만나게 됐다.

울산과 분요드코르의 4강 1차전은 24일 분요드코르의 홈에서 열린다. 2차전은 31일 울산의 홈인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AFC 챔피언스리그 대회가 새롭게 출범한 2004년 이후 K리그 팀은 전북현대(2006년), 포항스틸러스(2009년), 성남일화(2010년)가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릴 경우 K리그 팀 중 역대 4번째가 된다.

알 힐랄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에서 13회나 우승컵을 들어올린 명문 팀이다. 한국 선수 중 이영표와 설기현도 몸담았던 바 있다. 현재는 K리그 득점왕 출신 유병수가 활약 중이다.

이날 유병수는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출전해 울산 격파의 선봉에 섰으나 팀 동료들의 지원이 부족해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출발은 울산이 불안했다.

울산이 경기시작과 동시에 내준 코너킥 상황에서 알 힐랄의 알 마샤디가 헤딩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다. 공은 왼쪽 골문을 향해 빨려들어가는 듯 했으나 에스티벤이 간신히 걷어내 위기상황을 모면했다.

공격적으로 몰아붙인 울산이 전반 23분 선제골을 넣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왼쪽 페널티박스 측면을 쇄도해 들어간 하피냐가 이근호의 패스를 이어받아 대포알 같은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알 힐랄의 골문을 열었다.

울산의 두 번째 골도 하피냐의 발 끝에서 2분 만에 다시 나왔다. 김승용이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따낸 공을 2선에서 침투하던 하피냐에게 완벽한 득점 기회로 연결했고, 하피냐가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공을 통과시켜 추가골을 넣었다.

가벼운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뛴 하피냐는 전반에만 2골을 몰아넣는 맹활약을 펼친 뒤 전반 39분 마라냥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왔다.

하피냐의 활약으로 전반을 두 골차로 앞선 채 마친 울산은 후반에도 골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울산은 후반 9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196cm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마라냥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강력한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9분에는 이근호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른쪽 측면 지역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김승용이 문전에 있던 이근호에게 완벽한 패스를 배달했고, 이근호가 정확한 헤딩슈팅으로 골망을 갈라 알 힐랄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울산은 후반 25분 이호와 35분 이근호를 빼고 김동석, 이승렬을 잇달아 투입하는 여유를 보였다. 이후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한 울산이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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