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한화 이글스 지휘봉을 잡은 김응용(71) 감독과 김 감독의 부름을 받아 주루코치로 코칭스태프에 합류한 이종범(42) 코치.

1993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만나 1997년까지 함께 했던 이들은 한화에서 다시 만났다.

김 감독과 이 코치 모두 아직 한화 선수단에 대해 완전하게 파악은 하지 못한 상태다.

김 감독은 지난 8일 한화 감독으로 공식 선임됐고, 이 코치도 다음날 한화 코치 부임이 확정됐다.

올 겨울 한화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은퇴를 고민하고 있는 박찬호(39)와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류현진(25)이다.

박찬호는 지난 3일 대전 KIA전에서 올 시즌 마지막으로 등판한 뒤 은퇴 여부에 대해 "조심스럽게 고민하고 있다. 최선을 다했기에 (아쉬움은)더 이상 없다고 본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시즌 막판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일단 가고 싶고, 도전해보고 싶다"며 "어린 나이여서 더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올해가 프로 7년차 시즌이었던 류현진은 구단의 동의를 얻어야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선 김 감독과 이 코치에게는 박찬호, 류현진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박찬호는 이날 취임식에 참가하지 않았다. 취임식 전 김 감독과 20분 남짓 면담을 가진 뒤 김 감독의 양해를 얻고 취임식에 불참했다.

김 감독은 일단 은퇴에 대한 박찬호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박찬호를 취임식 전에 처음으로 만났다. 20~30분 정도 이야기를 했는데 아직 내년에 선수 생활을 할지, 안할지 결정하지 못한 것 같다"며 "11월에 미국에 다녀와서 그 때 결정을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박찬호가 1년을 하고 은퇴하겠다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했던 모양이다. 의논해서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찬호가 선수 생활을 연장할 경우 선발이 아닌 다른 보직을 맡기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김 감독은 "박찬호가 선수 생활을 한다고 하면 다른 역할을 맡겨보고 싶다. 중간이나 마무리투수 쪽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한지 얼마 되지 않은 선배로서 박찬호를 바라보는 이종범 코치는 본인 의사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코치는 "선수 대 선수가 아니라 코치 대 선수의 입장이 된 상황이다. 일단 본인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며 "구단도 아닌 본인의 의지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내가 코치로서 같이 해보자고 말하는 것보다 스스로가 한화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적합할지 생각해야 한다"며 "박찬호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의 결정에 따라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류현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구단과 류현진에 대해 전혀 논의한 바가 없다고 강조한 김 감독은 "본인은 하루라도 빨리 가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팀은 단체다. 혼자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코칭스태프와도 의논해서 구단에 건의할 것은 할 생각이다"고만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확실히 답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코치는 달랐다.

그는 선수 입장에서 봤을 때 류현진이 2년을 더 뛰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주저없이 드러냈다.

이 코치는 "개인적으로 봤을 때 선수 입장에서 FA가 되서 가는 것이 낫다고 본다. 내가 어릴 때 그렇게 해봤으니까 선수 입장에서는 FA가 돼 가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그는 "구단이 선택을 해야 갈 수 있는 입장이고, 류현진이 구단과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모른다. 그것에 따라 류현진이 움직일 수도 있다"며 "류현진이 잘 선택하기를 바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류현진이 FA가 돼 대박을 터뜨려서 가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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