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부문중 시, 시조, 동화 부문에서 가작 3편 당선.

(사)민족문학작가회의 제주도지회(이하 제주작가회의)가 전 도민을 대상으로 공모한 '2006 제주작가 신인상' 심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총 응모작 시 60여 편, 시조 20여 편, 소설 6편, 아동문학 30여편중 시 부문 가작 김순선씨, 시조 부문 가작 김진숙씨, 동화 부문 가작 김진철씨가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당선된 세 사람은 앞으로 제주작가회의의 회원으로 활동하게 되며, 아울러 문단활동을 적극 지원 받게 된다.

수상작품은 제주작가회의 기관지인 '2006 제주작가 17집'에 수록되며, 시상식은 12월 말에 있을 예정이다.


- 당선내역 -

시 가작 / 김 순 선 (상금 50만원) "4월의 노래"
시조 가작 / 김 진 숙 (상금 50만원) "쑥부쟁이 씨를 받다"
동화 가작 / 김 진 철 (상금 50만원) "세상에 하나뿐인 멜로디언"


<시 가작 당선작>

"4월의 노래"

김순선

숨죽이다 하얗게 질려버린 산벚나무 한 그루를 만났다
아직 이른 봄날
바람이 검붉은 허리를 내려칠 때마다
연분홍 비늘꽃을 무량무량 떨군다

하늘도 적막 속에 조각보를 잇는 선흘리 곶자왈
코흘리개 아이들 병정놀이인 듯
토벌대 총성 앞에 무참히 고꾸라진
목시물굴 속 영혼들
은신처라 숨어든 어둠 속 그늘집이
불꽃을 잠재운 합묘로 떠올랐다

내 어머니 가슴에 용암으로 굳어버린
덩어리 덩어리
바람도 쉿! 큰 소리 내지르지 못하던 절망을 딛고
말더듬이 반백 년을 훌쩍 넘어
암갈색의 산벚나무 저리 키를 높였는가
소름은 저리 돋아 살비듬을 떨구는가

해원으로 떨어지는 연분홍 비늘 하나 내 몸에 꽂혀
쥐도 새도 모르게 들려주던 어머니 사설 속
징용으로 끌려간 외삼촌의 서슬 푸른 눈을 만난다
꽃 진 자리 연두빛 잎으로 돋아난다


<시조 가작 당선작>

"쑥부쟁이 씨를 받다"

김진숙

세상을 배우기 전에 세상을 알아버린
인적 드문 길가에 눈빛 순한 쑥부쟁이
늦가을 마른 하늘에
향기 몇 점 풀어 놓았을

마취된 무명의 하늘 별빛들을 깨우던
호스피스 병동의 눈 푸른 수녀님처럼
미완의 일기장 펴고
꽃 지는 소리 듣는다.

내 나이 마흔에도 성장통을 앓는 게지
흰 봉투 절반쯤 채운 이 땅의 어진 씨앗들
새벽녘 젊은 바람이
자꾸 나를 흔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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