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해군기지 사업장 케이슨 7개가 모조리 파손된 가운데 “해군기지 7개 케이슨 손상은 공기 단축하려는 조급함이 빚어낸 예정된 수순이었다"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정마을회와 해군기지 저지를 위한 대책위, 해군기지 공사 현장 노동자 등은 30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의 부실공사의 행태에 대해서 낱낱이 고발했다.

이날 참석한 노동자 A씨 등은 해군기지 케이슨(아파트 8층 높이의 방파제 기반시설) 제작장에 근무했던 철근공들로 제주 화순항에서 약 6개월간 근무했다.

A씨는 “시공사측은 공사기간을 무리해서 단축하려 하고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 임금체불을 밥 먹듯 했다"며 "결국 많은 노동자가 근무지를 자체적으로 이탈했으며,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철근 시공 시 충격 완화를 위해 철근 간격을 일정하게 설치해야 하는 규정이 있음에도 이를 제멋대로 설치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또 "케이슨 전체의 콘크리트가 단단하게 채워지도록 하려면, 콘크리트 안에 지연제라는 액체를 넣어서 먼저 부었던 콘크리트가 굳는 것을 늦춰주고 콘크리트와 잘 섞이도록 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충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첫 번째로 만들어진 제1호기 케이슨에 지연제를 제일 많이 넣었었는데, 그것도 정량 100%를 다 넣지 않았다. 콘크리트 타설을 빨리하려는 욕심에서 지연제를 넣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그 결과, 아래에 부은 콘크리트가 빨리 굳어져서, 뒤에 붓는 콘크리트의 육중한 무게가 내려누르면, 아래에 부어놓은 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기는 것"이라며 "이 모든 부실시공은 케이슨 1개 제작에 15일이 걸리는데 1주일 만에 제작하는 조기시공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이뿐 아니라 감리는 노동자들과 함께 케이슨 제작장에 상주하면서 감독해야 하는데, 근무하는 6개월 동안 감리가 공사장 내부에 들어와서 점검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정마을회 등 해군기지 반대측은 "이러한 총체적인 부실에 대한 원인분석과 처벌,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 있지 않은 현재 내년도 해군기지 예산은 전면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장하나 국회의원도 이날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태풍 볼라벤에 의해 케이슨 7개가 파손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그간의 부실노동을 묵인∙방조했던 결과였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하며, "해군은 이런 기지에 대해서 '최적지에 건설되고 있는 친환경기지'라는 대국민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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