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곳곳에 심어진 수십년생 아름드리 가로수인 구실잣밤나무들이 ‘치유불능’의 병해충에 감염돼 집단고사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하늘소 유충이 구실잣밤나무 줄기에 구멍을 뚫고 침입, 수분과 양분을 빨아먹어 결국 나무를 말라죽게 만드는 병이 발생하기 시작해 피해가 도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여태 ‘처방전’이 마련되지 않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것이다.

△발병 시작
제주지역 대표적 가로수의 하나인 구실잣밤나무에 하늘소 유충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86년으로 거슬러 간다.

제주의 관문인 제주공항 입구에 심어져 있던 수령 50년생 구실잣밤나무 가운데 2그루가 이유 없이 말라 죽었다.

조사결과 하늘소 유충이 나무에 침입, 수분과 영양분을 빨아먹는 바람에 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는 이후 제주지역 나무 전문병원과 수목 전문가들에게 구실잣밤나무에 침입하는 하늘소 유충 피해예방대책을 주문했으나 아직까지 백약이 무효.

결국 제주시는 지난해 초 하늘소 공격으로 공항입구에 심어진 100여그루의 구실잣밤나무가 말라 죽게되자 5800여만원의 예산을 투입, 남아있던 173그루를 모두 담팔수 나무로 교체했다.

△피해 확산
제주공항 입구에서 이처럼 하늘소 유충 공격에 의한 구실잣밤나무 고사피해가 발생한 뒤 이번에는 제주공항과 정반대쪽에 위치한 서귀포시 서귀여고~삼매봉 사이에 가로수로 심어진 구실잣밤나무에서 하늘소 유충에 의한 피해가 발생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부분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이 곳 구실잣밤나무의 하늘소 유충피해는 해를 거듭할 수록 늘어 현재 수령 70년된 100여그루가 집단 고사위기에 놓였다.

또 2~3년전부터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초등학교 교정에 심어진 50~60년생 구실잣밤나무 10그루도 하늘소 유충의 공격으로 신음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표선면을 연결하는 제주의 대표적 중산간 관광도로인 번영로(옛 동부관광도로) 표선~성읍구간 구실잣밤나무 가로수 15그루에서도 하늘소 유충피해가 발생하는 등 구실잣밤나무의 하늘소 유충피해가 제주 전역에서 잇따르고 있다.

△전망 대책
제주도는 현재까지 발생하고 있는 구실잣밤나무 하늘소 피해예방책을 수립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이에따라 하늘소 공격에 의한 구실잣밤나무 집단고사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도는 구실잣밤나무 피해를 막기위해 내년부터 국립산림과학원과 공동으로 구실잣밤나무 하늘소 피해 예방 사업을 ‘집중연구과제’로 선정, 피해예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서영균 제주도 환경녹지과장은 “소나무 재선충병의 경우 병을 전염시키는 솔수염 하늘소의 서식 및 이동경로 등이 규명돼 피해예방사업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구실잣밤나무에 치명적 피해를 입히고 있는 하늘소 유충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서 과장은 이어 “국립산림과학원과 제주도수목원 등이 본격적으로 피해예방을 위한 연구사업에 착수하는 만큼 수년내 적절한 피해 저지대책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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