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의 배턴터치인가.

허리케인 샌디로 초토화된 뉴욕 일원이 보기 드문 11월 초의 폭설에 파묻혔다.

7일 오후부터 8일 아침까지 뉴욕 등 동북부를 덮친 폭설로 뉴요주민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가능한 바깥출입을 하지 말 것을 사전 경고한 가운데 눈보라가 한때 60마일(약 100㎞)의 강풍을 동반하자 뉴욕 뉴저지의 주민은 허리케인 샌디의 악몽을 떠올리며 잠을 설쳤다.

‘노리스터(nor'easter)’로 불리는 눈 태풍에 JFK 공항 등 뉴욕의 3개 공항은 다시 수천 편의 결항사태를 빚었고 폭설로 허리케인 피해로 약해진 가옥이나 나무들이 쓰러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뉴저지 리지필드에 8인치(20㎝)의 눈이 쌓인 것을 비롯해 뉴욕 일원엔 6~25㎝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뉴욕엔 지난 4일 예정됐던 뉴욕시티 마라톤을 위해 온 외국인 등 수많은 관광객이 머물고 있어 이날 취소된 비행편들로 적잖은 불편을 겪게 됐다.

8일 아침 주요 도로의 눈은 말끔히 치워져 출근길은 지장이 없었고 철도도 예정대로 운행됐다. 다만 맨해튼의 지하철 노선들은 허리케인으로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것이 많아 시민의 고통이 가중됐다.

정전복구 작업을 벌이던 뉴욕의 전력회사 콘에디슨은 추가로 3000가구의 불을 밝혔다면서 현재 6만7000가구에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전 가구는 이번 주말이면 모두 복구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고생하는 한인들도 여전히 많은 실정이다. 뉴저지 팰팍의 유지현 씨는 “전기가 나간 지 벌써 열흘째다. 너무 추워서 밤에는 아는 집에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지내고 낮에는 이곳의 유일한 찜질방에서 머무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이란 나라에서 어떻게 이렇게 오래 정전이 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본격적으로 겨울이 오기도 전에 뉴요커들이 강풍과 폭설, 추위의 삼중고에 장탄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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