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중동의 또다른 이단아 이란의 생존의 도구...포기 불가

- 이란-시리아-헤즈볼라-하마스 잇는 전선 형성시 伊 절대 불리...'이란의 핵' 이슬람권 단결의 구심점 될 수도


▲ 신양섭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이자 교수.(뉴스한국)
“이스라엘이 어떤 군사적 공격을 감행한다면 이란도 반드시 그것에 대해 보복한다. 그것이 지금이 됐든 나중이 됐든 언제든 꼭 한다. 그리고 이란이 핵을 가지게 되면 그 여파로 인한 연쇄반응으로 다른 아랍국가들도 핵을 가지려 들 것이다. 이스라엘은 절대적인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

중동전문가 신양섭 교수는 중동에서 전면전이 일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란-이스라엘 국지전의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이란-이스라엘 전쟁은 과연 일어날까. 전쟁 발발을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번개가 잦으면 천둥 친다’는 속담처럼 무사안일주의로 방관하기에는 양국간 설전이 너무 잦다.

# 이란의 핵, 포기할 수 없는 생존문제

신 교수는 이번 사태를 근원적으로 이해하려면 이란이 핵을 가지려 하는 의도를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1980년 시작해 8년간 지속된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이란은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당시 이란은 이라크를 지원하는 중동 전체와 홀로 싸웠다. 역사적으로 중동 속의 또다른 이단아인 이란은 아랍민족에 둘러싸인 페르시아민족이며 수니파에 둘러싸인 시아파 정권이다. 이라크와 전쟁을 통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핵이라고 판단하게 된 것이다.”

때문에 이란이 핵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신 교수의 견해다. 이란의 생존에 필수적인 이란의 핵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스라엘 생존을 위협하는 무기가 되고 있다.

신 교수는 이란이 핵을 가지면 이스라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던 역내 군사력의 저울추가 평형을 이룰때 중동의 이단아 이스라엘이 가장 우려하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일단 이스라엘은 중동 내 공공의 적이다. 때문에 아랍민족과 페르시아민족이 합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역내 역학관계에서도 이란이 핵을 가지면 이스라엘을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고 이스라엘 입지도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아랍 국가 입장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 이란 전위부대에 둘러싸인 고립무원 이스라엘

과거 4차례 치러졌던 이스라엘과 아랍국 간의 ‘중동전쟁’은 지상전과 공중전 중심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이란-이스라엘 전쟁은 공중전 특히 미사일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신 교수는 예측했다.

“영토가 떨어져 있는 두 나라가 지상전으로 싸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공중전 중심이 될 텐데 두 나라간 거리를 볼 때 폭격전도 어렵다. 때문에 미사일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두나라가 미사일 전쟁을 치르면) 미사일 기술이 월등히 높은 이란이 더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전쟁의 승패는 지상군에게 달려있다. 지상군이 들어와 점령을 해야 하는데 이스라엘은 이란 영토에 군대를 투입할 수 없지만 이란은 이스라엘과 국경선을 맞댄 시리아나 레바논 같은 전위부대를 앞세워 얼마든지 이스라엘 영토 내에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국경선을 맞댄 인접국에는 요르단, 팔레스타인, 이집트, 레바논, 시리아가 있다. 요르단, 이집트, 시리아는 과거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룬 경험이 있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나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지금도 이스라엘과 전쟁 중이다.

이들 단체들은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선포하면 이란의 전위부대로써 싸울 것이다. 아랍의 민주화 바람을 타고 급격하게 부상하고 있는 무슬림형제단도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신 교수는 분석한다.

“지금은 이슬람권 전체적으로 이슬람극단주의 세력이 뭉쳐지는 상황이고 자유화를 틈타 이슬람형제단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그들이 뭉쳐지게 되면 이스라엘은 큰 위협을 받을 것이다. 이란이 본격적으로 전쟁을 선포하면 이런 전위부대들이 다 달려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과거의 중동전쟁과는 양상이 달라질 것이다. 여기에 미국과 러시아, 중국이 지원세력이 돼 개입하게 되면 그야말로 큰 전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모두가 꺼리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스라엘이 평화정책을 써야한다고 제안한다. 이제껏 고수한 강경태도를 버리고 팔레스타인과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이스라엘이 폭탄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격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평화협정을 맺을 확률은 거의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시리아 사태의 비보가 연일 끊이지 않고 날아드는 요즘 인종적, 종교적 갈등으로 첨예하게 부딪히는 중동의 평화는 여전히 요원하게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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