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베이징 및 중국 여러 지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에이즈 주사기' 사건의 피해자가 주삿바늘에 찔린 후 약 3개월 동안 직장과 애인을 모두 잃는 등 삶 전체가 풍비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중국 베이징천바오(北京晨報)에 따르면 지난 8월 이 남성에게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항체 양성 반응이 나온 3개월 후 지난달 22일 에이즈에 걸린 것이 아니라는 최종 결과가 나왔지만 이번 사건은 이미 그의 삶 전체를 바꿔놓았다.

올해 36세의 이 남성이 에이즈에 걸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동안 다니던 직장도 잃었고, 4살 연하의 여자 친구와도 헤어진 상태다.

그의 비극이 시작된 것은 지난 8월21일. 이 남성은 베이징시 우다커우(五道口) 인근에서 택시 한 대에 탔고, 뒷좌석에서 다리를 펴다가 주삿바늘에 무릎 부위를 찔렸다. 뒷좌석 잡지함에는 길이가 약 25㎝에 노란색 액체가 담긴 주사기가 몰래 숨겨져 있었다.

이후 그는 베이징시 하이댄(海淀) 경찰서에 신고했고, 국가질병통제센터에 주사기에 든 액체에 대해 검사를 의뢰했다. 질병통제센터는 주사기 속 액체가 HIV 감염자 또는 에이즈 환자의 체액일 가능성이 높아, 그가 에이즈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당시 이 사건은 중국 언론을 통해 전국에 알려지면서 전역에서 '에이즈 주사기' 괴담까지 확산된 바 있다.

이후 이 남성은 약 2500위안에 상당하는 약물을 복용하면서 병원에서 3차례의 정밀 검사를 통해 에이즈에 감염된 것이 아니라는 최종 진단을 받았다.

한편 이번 사안에 대해 수사 중인 경찰 당국은 이번 사안에 대해 조사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베이징 시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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