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가 대안 내놓지 못할 경우 오바마가 찬반 표결 나서기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8일(이하 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민주·공화당 양당 지도부와 만나 이른바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최종 담판을 했다.

 
2012년이 끝나기 전까지 대타협을 성사시키지 않으면 미국 경제는 엄청난 충격파에 시달리는 만큼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담판을 마치고 나온 양당 대표는 실질적인 해법을 도출하기 보다는 타협 가능성만 열어 둔 상태다. 재정절벽(Fiscal Cliff)은 재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정부 지출은 감소시키고 세금을 올림으로써 발생하게 될 경제 충격을 의미한다.

작년 8월 미하원이 미국의 부채 한도를 일시적으로 늘리면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해법을 내놓았어야 했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돈의 규모는 줄어들었고 여기에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마련한 감세안이 만료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재정절벽이 현실화할 경우 가장 먼저 감세 혜택이 중단된다. 2013년 1월 1일부터 미 국민들은 매년 5360억 달러(한화 약 575조 원)를 내야하고 정부 예산은 1100억 달러(한화 약 118조 원)가 깎인다.

미국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에 따르면 실업률은 7.9%에서 9.1%로 증가하며 일자리는 71만 개가 줄어든다. 미국의회예산국은 사라지는 일자리가 최대 340만 개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실업수장 지급 기간이 73주에서 24주로 줄어들면서 약 200만 명의 장기실업자들 역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재정절벽에서 탈출하기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타협을 통해 해법을 내놔야 하지만 양 당의 주장은 극명하게 엇갈리며 평행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이 부자 증세를 주장하는 반면 공화당은 불가능하다며 버티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8일 양당 지도부와 만난 후 발표한 성명에서 양당이 막판 합의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도 “정치적인 이유로 경제에 상처를 주는 데 인내심을 발휘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의회가 상하원을 모두 통과할 수 있는 해법을 내놓지 못할 경우 자신이 주장해 온 방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소득 25만 달러 이상 소득자에 대한 증세를 주장하다 반대에 부딪치자 소득 수준을 연소득 40만 달러로 올리겠다는 타협안을 내놓은 바 있다.

양당 대표와 지도부 역시 30일까지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는 있지만 양 당의 입장차가 워낙 큰 만큼 협상 타결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있다. 그러면서도 재정절벽으로 인한 충격을 앉아서 당할 수는 없는 만큼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카드를 두고 찬반 표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재정절벽 협상이 실패할 경우 양당은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시행 중인 감세 혜택을 두 달 정도 연장하는 스몰딜(부분적 합의)로 협상 시간을 벌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재정절벽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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