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제가 감독을 어떻게 합니까? 저는 진짜 아무 것도 모르는데. 큰일이네요."

위성우(42) 감독은 지난해 4월 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의 감독으로 선임되자 이렇게 말했다.

10개월도 지나지 않아 꼴찌 우리은행을 최고 자리에 올려놨다. 지난 시즌 7승33패로 하위였던 우리은행은 24일 현재 21승5패로 정규리그 우승에 5승만 남겨뒀다.

지나보니 엄살도 이런 엄살이 없다.

통합우승 6연패에 빛나는 신한은행에 4차례나 승리했다. 4시즌 연속 꼴찌였던 우리은행이 여자농구 판도를 완전히 뒤엎은 것이다.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것을 제외하면 우리은행은 눈에 보이는 전력 보강이 없다. '위성우 매직'으로 불리는 이유다.

우리은행은 선수층이 얇고 개인 기량이 뛰어나지 않은 팀이다. 조직력도 찾아볼 수 없는 모래알 같은 약체였다.

훈련으로 채웠다. 선수들 입에서 "지나가는 개가 부러웠다"고 할 만큼 강도가 셌다. 하루 평균 7시간 이상 지옥훈련을 통해 체력을 키웠다. 빠른 공수전환과 수비 전술 강화에도 집중했다. 절실함에서 나온 극약처방이었다.

위 감독은 모르는 것이 있으면 부끄러워하지 않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다. 비시즌에 이렇다 할 인연도 없는 전창진 부산 KT 감독을 찾아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부족함을 느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채워나갔다. '나는 보잘 것 없는 지도자'라는 겸손함을 바탕에 깔았다.

초짜 사령탑인 위 감독은 철저하게 2인자 인생을 살았다. 1994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SBS(현 KGC인삼공사), 오리온스, 모비스 등에서 주로 벤치멤버로 뛰었다.

성실함을 바탕으로 악착같이 뛰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이때부터 겸손함이 몸에 뱄다.

2005년 신한은행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할 때도 다르지 않았다. '농달'이라고 불리는 임달식 감독 옆에서 신한은행이 통합우승 6연패를 하는 동안 묵묵히 보좌만 했다.

지금도 뒤에 있는 것이 편하단다.

"매 경기 승리하기 정말 힘들다. 다른 감독님들에게 계속 배우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전(주원)코치랑 박(성배)코치 정말 훌륭하지 않습니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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