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습니다. 아시안게임에서 뭔가 보여주고 싶어요."

러시아 프리미어리거 김동현(22, 루빈 카잔)이 지난 15일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가진 07아시안컵 B조 예선 최종전(0-2 패)을 마친 뒤 밝힌 각오다.

오는 2일 알 아라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베트남과 예선 2라운드 두번째 경기 출전을 위해 김동현은 축구화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같은 러시안 리거 이호, 김동진(이상 제니트)과는 달리 소속 팀의 배려로 UAE 두바이에서 가진 약 1주일간의 전지훈련에 일찌감치 합류했던 김동현은 지난 28일 방글라데시와의 첫 경기(3-0 승)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벤치에 앉아 동료들의 답답한 플레이를 지켜봤던 김동현은 베트남과의 예선 2차전만큼은 반드시 출전해 득점을 올리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다.

병역면제의 혜택을 위해 베트남전까지 선수들에게 고른 출전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베어벡 감독의 의도대로 큰 변수가 없는 한 김동현의 선발 출전은 유력하다.

만약 기회를 부여 받는다면 김동현은 4-2-3-1 포메이션의 원톱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베어벡 감독은 지난 이란전을 준비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전술은 "4-4-2를 변형한 4-2-3-1 포메이션"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방글라데시전에 나섰던 강력한 라이벌 정조국(22, FC서울)을 넘어서야 하지만 이번 베트남전만큼은 쉽게 양보할 수 없다.

대표팀은 물론, K리그에서도 오랫동안 골맛을 보지 못했던 정조국과는 달리 김동현은 거칠기로 소문난 러시아 리그에서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등 골잡이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김동현은 지난 10월8일 서울 상암에서 가진 가나와 평가전(1-3 패) 이후 근 두달여간 A매치에서 골맛을 보지 못해 온몸이 근질거린다.

물론 자신이 모든 것을 해결할 생각은 없다. 만약 베어벡 감독이 지시한다면, 또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섀도 스트라이커로 위치해 원톱 뒤를 받치거나 제2선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다.

확실한 8강 진출을 위해 베트남은 무조건 잡아야 한다. 분명 실력만으로 살필 때 베트남은 우리보다 한수 아래임에는 틀림없지만 03년 10월 19일 있은 04아시안컵 예선 0-1 패배의 쓰라린 기억이 있다.

그 때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또 개인의 대표팀 내 확고한 입지를 위해서라도 김동현은 반드시 득점이 필요하다.

20년만의 찬란한 아시안게임 금빛 희망을 꿈꾸고 있는 베어벡호의 새로운 킬러로 김동현이 다시 부각될 수 있을 지, 베트남전은 김동현에게 또다른 도전이자 색다른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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