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이특환 한국장애인연맹제주DPI회원

처음엔 별 기대도 하지 않았다. 레나마리아의 공연이 처음인 까닭에 그녀에 대한 찬사들이 거품일 것으로 생각했다.

나는 음악에는 문외한이다. 그녀의 음악성에 대해 특별히 평할 위치에 있지 못하다. 다만, 그녀의 삶에 대한 열정과 폭발적인 가창력, 자신감 등이 넘쳐나 지켜보는 나 자신을 부끄럽게 했다.

자신의 치명적인 장애에 좌절하거나 세상으로부터 도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대면하여 우리가 말로만 외우고 다니는 "장애는 불편한 것 뿐이다."를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공연 외적으로 장소 문제는 매우 아쉽다.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로 하는 것 같은데, 장애인 편의시설이 아주 형편없는 곳에서 이루어졌고, 졸속으로 설치한 장애인좌석도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빈공간이 하나도 없었고, 모두 맨 앞으로 배정하여 관람하기에 지극히 불편함을 초래하였다.

그리고 이번 레나마리아 공연은 한편으론 주객이 전도된 공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고 장애인들을 초정하여 좋은 공연관람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도는 참으로 좋았지만 공연당일 공연장을 찾은 장애당사자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좋은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이 찾지 않았다는 것에 주최즉과 관계자들은 다시한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

장애인들은 사회속에 만연되어있는 벽이 너무나 많다. 이번 공연 역시도 초대를 받았다 할지라도 이동권을 생각해야 하며 공연장에 편의시설을 생각하게 된다.

이번 공연에 장애당사자들이 찾지 않았던 이유도 이런 요소들 때문이다. 공연을 가기위해 이동과 편의시설을 생각했을 때 이번 공연이 올려진 장소는 장애인 스스로 포기라는 단어를 선택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범 시행이후 시설물에 대해서는 장애인들의 접근과 통행시설, 접근로 등 모두 설치하도록 강력한 권고와 의지를 보여주길 희망한다.

또한 이번과 같은 큰 행사를 진행함에 있어서 장애인 편의시설이 열악하기로 이름이 높는 곳에서 편의시설의 개선도 전혀 없이 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주최측이 장애인의 날 행사를 장애인과 무관한 전시행사로 생각한다는 반증인 것이다.

그러므로 제주특별자치도는 민간시설을 대상으로 정확한 조사를 실시해 줄 것을 바라며 편의시설이 미설치 된 시설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권고하여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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