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고 싶진 않지만.... 친구가 옆에 태우니.. 나도 덩달아..."

▲ 주민들이 건물 외벽에 붙여논 '경고'메세지.
제주도내 초•중•고 학생들에 길거리 흡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실례로 제주시 용담동 주민들은 오후 4시 30분 이후부터 9시까지는 중•고등학생들과 눈치전쟁을 매일 같이 치르고 있다.

학생들이 하교시간이 되면 좁은 골목길과 건물 LPG가스통 옆에서 담배를 피워대고 있고, 담뱃불 역시 제대로 끄지 않은 채 가스통에 던지고 있던 것이다.

용담에서 30년 가까이 거주하고 있는 50대 주민은 “매일같이 이곳에서 학생들이 흡연을 하지 못하게 지키고 있다.”며, “몇 년 이상을 계속 이래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주민은 “애들이 하교시간이 되면 무리를 지으며 이곳을 찾아와 흡연을 하면서 개인 차량에 담뱃불을 던지는 경우도 가끔 목격되고 있는데 만약 그 담뱃불이 큰 화재로 일으킬까봐 걱정된다.”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이어 50대 후반의 주민은 “이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같이 애들 하교시간에 맞춰서 지켜보는 것도 힘들다”며, “학교에 몇 번 전화를 해서 항의를 했지만 선생들이 돌아다니는 건지……. 안하는 건지……. 보이지도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학생들에 흡연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토로하고 있는 주민.

#“학교 관계자들은 과연 흡연예방 교육 및 학생 단속에 나서고 있을까?”

“우리학교 내에서 담배를 피다가 선생님에게 걸리면 벌점하고 크게 혼나요…….”

“자주 걸리는 학생은 징계처리 당하고 부모님에게 통보하게 돼서 학교 내에서는 담배 피우는 게 조금 부담스러워 웬만하면 잘 안 피우겠지만, 몇몇 친구들과 선배들은 이를 무시한 채 몰래 학교 밖으로 나가서 담배피우고 들어 와요.”

“담배를 얻어내는 건 쉽게 구할 수 있어요.”, “친구들이 한 개비당 300원씩 팔기도 하고, 아니면 형•누나•친구들에게 구하기도 하구요.”

담배를 끊고 싶은데……. 아무래도 주위 친구들이 자꾸 피게 되니까……. 저도 같이 피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지난 2일 제주시내 모 중학교 학생 5명은 학교 근처 골목길에서 담배를 피우려다 주민에게 발견된 상황이 발생했다. 담배를 못 피우게 된 학생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 하려 하자 본 기자가 다가가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 흡연을 하려다 주민에게 '발견'되어 다른 곳으로 피하려는 학생들.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A군은 본 기자에게 “여기 이 장소가 담배피우는 장소로 아주 유명한 곳이다.”며, “여기에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들까지 여기서 죄다 담배를 피운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들이 도보로 다니면서 단속하는 건 저희들은 거의 못 봤고 그냥 차타고 지나다니면서 몇 번 훑어 보는 거 말 고는 잘 안 보인다.”며, “어차피 선생님이 차타고 여기 저기 훑어 봐도 우리들 대부분이 선생님 차를 알고 있어서 도망가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담배 구하는 거요?”, “그건 쉬워요……. 그냥 친구나, 형•누나들한테 한 개만 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아니면 집에 보이는 담배가지고 와서 친구들과 같이 나눠 피우기도 하고. 그것도 어려우면 친구들한테 한 개비당 300원에 구입해서 피우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중학교 학생들이 밝힌 내용처럼 흡연 학생들은 점심시간과 하교 시간을 이용해 친구들과 좁은 골목길과 건물 아래에서 최소 2~3명, 또는 10여명의 학생들이 한데 모여 담배를 피워대고 있었다.

한편, 이렇게 어린 학생들이 담배를 흡연하는 모습을 매일 같이 보는 주민들은 “희뿌연 연기가 마치 소독차량이 와서 뿌려대는 연기 마냥 연기가 아주 많이 보인다.”고 말하면서 “자칫 뭐라고 말했다가 늙은 사람이 젊은 애들에게 해코지라도 당할까봐 겁나서 대 놓고 말을 하지는 못한다.”고 하소연 했다.

▲ 주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학생들에 흡연구역.
이와 관련 해당 학교 학생부 교사는 “흡연학생이 적발 되면 해당 학생에게는 금연교육시간과 벌점제도, 해당 부모와 전화연결 등 다양한 방안을 진행 하고 있다.”며, “또, 얘들이 하교시간이 돼서 학교 내•외 주변에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에 대해 집중적인 단속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관계자는 “학생들이 이렇게 담배를 피우는 것은 손쉽게 담배를 구매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구멍가계에 들어가서 담배를 구매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좀 더 학생지도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학교 측 관계자의 내용과 달리 교사들이 직접 현장에 나와 학생들을 단속하는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지역 주민들이 담당 교사인 마냥 학생들 하교 시간에 맞춰 대문 밖에 나오거나, 혹은 건물 옥상에 올라가 학생들을 단속하는 모습만 엿 볼 수 있었다.


 

 

# “그럼 제주학생들에 흡연학생이 얼마나 되는 걸까…….”

지난 2007년도 道교육청에 주관한 ‘초•중•고 흡연실태 조사 보고서’자료에 따르면 설문응답자 4410명의 26.9%가 흡연겸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흡연경험 비율은 초등학생 11.1%, 중학생 24.5%, 고등학생 44.9%로 나타나 학년이 높을수록 흡연경험이 높다고 밝혔다.

또한, 학생들이 현재까지 계속해서 흡연하는 비율로는 7.9%가 흡연을 하고 있고, 초등학생 1.4%, 중학생 2.9%, 고등학생 19.2%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이 처음으로 담배를 피우게 된 동기 스트레스 해소가 20.5%, 친구권유 10.7%로 나타났고, 구입경로는 편의점과 일반상점에서 구입해서 피운다가 54.5%, 친구•형 등으로 얻어 피운다가 20.2%, 집•친구 집에 있는 담배를 피운다가 11%로 나타났다.

이들 학생들이 주로 흡연하는 장소로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놀이터, 집, 친구 집’에서 주로 흡연을 하는 편이며, 고등학생은 ‘놀이터’, ‘PC방’ 등에서 흡연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지금은.......”

道교육청 실태조사를 따져보면 굉장히 놀라운 수치이다. 당시 조사기간에도 저렇게 높은 수치를 보일 정도면 현재는 이보단 줄어들지는 않은 것으로 추측 될 수 있겠다. 지난 1988년 ‘서울 88올림픽’이후 외국문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던 당시, 대한민국은 ‘미국 따라잡기’열풍이었다.

그 당시 의류와 문화, 예술, 식생활, 사고방식 등 한국고유의 유교사상은 어느덧 사라지기 시작했고 오로지 “미국이 최고다!”라는 의식이 자리 잡게 되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제주도내 각 기관•단체 등에서는 학생선도 활동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에 입장에서는 금연교육 시간이 곧 본인들에게는 “단순하고 지루한 시간이다.”라는 것이 현 학생들에 지적이다.

 
학생들이 진정 원하는 금연교육은 ‘학교문화’이다. 학생들에 따르면 “저도 담배피우는 건 싫은데요.……. 옆에 친구들이 담배를 피우게 되면 저도 피우게 되고, 자꾸 이런 시간이 흐르다 보니 이제는 저 혼자 알아서 피우게 되네요.…….”라며,

“만약 초등학교 때부터 담배에 대한 교육이 보다 체계적이면서 금연문화가 활발하게 활성화 됐더라면 지금에 저는 담배를 아마 피우지도 않았을 것이고, 반 친구들도 안 피웠을 거예요”라고 말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학생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형식적인 선도활동 보다는 보다 체계적이고 학생 스스로 공감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신설되어야 조금이나 흡연학생 비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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