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이녁


빌레왓도


나신딘 지름진 땅


나를 뽀끼안앙 살라


나 천성을 믿엉 살라


 


정으로 버래기 익을단지


코시롱헌 냄살나는 너를


혼시상 애껴주멍 살꺼난


어시믄 어신양 사는 모음


아맹 맹심해도


인생은 솖은 독새기


느영나영 고찌가는 질이난


울엄 똠 흘차도 고마운 질


 


그추룩 둘이 맹근 질에


비가 소다자곡


눈이 더꺼져도


실보름 불곡 해 나오민


몰 촞으멍 곤밥 먹는 두갓


한라산이 빙세기 웃을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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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레왓 두갓


-돌밭 부부


 


착한 그대


척박한 돌밭도


나에겐 기름진 땅


나를 끌어안고 살라


내 심성을 믿고 살라


 


정들어 물씬 익을수록


향긋한 냄새 풍기는 너를


한 세상 아껴주고 싶기에


가난해도 넉넉한 마음


애써 살아도


인생은 험한 길


우리 함께 가는 길이기에


울면서 땀흘려도 고마운 길


 


그토록 둘이 만든 길에


비가 내리고


눈이 쌓여도


실바람 불어 해가 뜨면


말 찾으면서 쌀밥 먹는 부부


한라산이 방긋 웃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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