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해안동 상습 침수 해소 '예산편성' 미뤄져... "장마가 두렵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그러나 제주시 해안동 주민들은 올 장마를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해안동 공동묘지 개발로 인해 장마 때만 되면 상습적으로 침수가 되고 돌이 쓸려내려와 밭은 아예 농사를 지을 수 조차 없다.

해당 지역주민들은 지난 10여년동안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지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아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는 21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제307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행정시를 상대한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김태석 의원에 의해 제기됐다.

김 의원은 밭인지 분간할 수 없는 돌밭사진을 꺼내들며 집중 추궁했다.
그는 “제주시 행정이 제주도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는 있냐. 민원인들에게 어떻게 하고 있냐”며 “작년 본예산에 반영해 해결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예산은커녕 이번 추경 예산에도 단 1원도 편성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해안동 주민 A씨는 뉴스제주와의 통화를 통해 제주시가 공동묘지를 개발한 이후 밭은 물론 가옥까지 상습적으로 침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장마때는 돌까지 쓸려내려와 농작물 경작까지 할 수 없는 피해를 보고 있단다.

▲ 김태석 의원은 “제주시 행정이 제주도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는 있냐. 민원인들에게 어떻게 하고 있냐”며 “작년 본예산에 반영해 해결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예산은커녕 이번 추경 예산에도 단 1원도 편성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지난해 볼라벤 등 태풍 3개가 연이어 들이닥쳤을 때는 아예 돌밭으로 변모했고 집들까지 침수되는 물바다가 됐다. 문제는 수년간 상습침수와 함께 경작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피해 보상조차 행정 ‘맘 내키는 대로’ 해줄 때도 있고 안해 줄 때도 있다는 점이다.

결국 상습침수피해에 대한 원인 조사를 위해 제주시는 5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작년 3월 용역을 실시했고 용역결과 배수개선 사업이 필요하다고 나왔다.
다시 말해 해안동 공동묘지 개발되는 과정에서 배수공간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결국 장마 시기만 되면 물난리를 면치 못하게 된 것이다.

주민 A씨는 “해안동 위에 공동묘지 난개발이 이뤄지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주민들에게 돌아왔다”면서 “비싸게 팔아먹기만 했지 배수로는 왜 만들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10여년간 지속된 민원과 용역결과로 제주시는 행정의 잘못을 시인했고 작년 본예산에 편성해 2013년에는 반드시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본예산에 편성되지 못하자 제1차 추경에는 편성하겠다고 다시 약속했으나 그 약속은 또다시 지켜지지 않았다.

김태석 의원은 “용역결과 배수개선 사업이 필요하다고 나왔다. 평온한 마을에 행정시의 난개발로 인해 한 마을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면서 “지역주민들에게 예산편성을 통해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까지 했으면서 그 약속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한 민원이 아니라 행정에 의한 피해 아니냐. 이것이 민생이다. 말로만 하고 어떤 행정조치가 없으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가고 있다”면서 “나 같으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오홍식 제주시 부시장은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부분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다음 예산편성에서 반드시 편성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 약속을 해당주민들은 믿을 수 있을까.

▲ 제주시가 민원해소약속을 계속해서 어기는 등 '철밥통' 행태를 여전히 보여줌에 따라 그 피해를 고스란히 주민들이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민생행정’을 강조하며 민생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민들의 민원 해소 약속조차 이행되고 있지 않는 ‘철밥통’ 행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더욱이 행정에 의한 피해라는 결론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시간 벌기’에 급급한 행정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됐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는 지금 해당 지역주민들은 비소식만 들리면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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