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 제주은행간의 '진실게임'은 '감정'앞서

'진실게임'으로 들어가는 것인가. 아니면 '창과 방패의 싸움'인가. 도금고 지정을 둘러 싼 제주도와 제주은행간 샅바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반격에 반박, 재 반격이 시작되면서 대결구도는 자존심을 건 감정싸움의 양상으로 까지 번지고 있다.

이 같은 감정싸움은 이미 예견된 것이다. 도금고 계약기간이 다가옴에 따라 도금고를 맡고 있는 농협과 이를 점유하려는 제주은행은 서로의 계락은 감춘 채 물 밑에서 이미 치열한 경쟁은 시작이 되고 있었다.

서로의 전략을 알아 내려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각각 이미지 각인에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농협은 '농민의 은행'이란 이미지를 새롭게 강조, 이를 각인 시키기 시작했고, 제주은행은 '향토기업'이란 이미지로 맞섰다. 이미 도금고 선점을 위한 장정이 시작이 된 것이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 원년의 '도금고'라는 가치가 있는 외에 과거 시군금고까지 통합되는 3조원에 가까운 거대한 액수가 이들 두 기관으로 하여금 사활을 건 '창과 방패'의 싸움으로 이끌게 한 이유이다.

과거 2년동안 도금고를 관리해 온 농협은 이제까지 쌓아 온 성(城)을 지키려는 수성(守城)에 온 힘을 기울이는 반면 '2년 동안 했으니 이제는 넘겨 줘야 되지 않느냐'는 설득력을 앞세우고 성을 점령하려는 제주은행의 전략은 '전력투구', 그것이었다. 그러나 결말은 허무하게 끝났다. 도 금고 선정 심의위원회가 선정에 들어간 지 2시간만에 끝이 났기 때문이다. 제주은행으로서는 이것이 서러운 것이다. 그동안농협이라는 방패를 뚫으려고 창을 갈고 갈았는 데 2시간만에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심판관인 도가 판정패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소위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격이 돼버렸다. 그래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제주은행은 이에대해 '아무리 유능한 전문가라 할지라도 두 기관 각각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규모의 생소한 제안서를 2시간에 면밀히 검토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주은행측은 심판관인 제주도에 대고 '배점비율이 가장 높은 주요 재무비율은 제출된 제안서를 검토 한 것이 아니라 도에서 작성해 준 '참고자료'를 토대로 심의를 했기 때문'에 제주은행에 낮은 점수를 줬다는 주장이다.

제주은행이 제기하는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누락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농협중앙회의 재무비율과 무수익여신비율을 금융통계정보시스템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서 발췌했다는 사실에 대해 '있지도 않은' 또한 '단순히 통계정보에 활용되는 정도의 자료'를 믿는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도는 그것이 아니다. 심의위원도 두 기관의 참여하에 선정하였으며 제안서도 해당금융기관관계자가 날인 봉인 한 후 심의위원들이 심사 당일 직접개봉했기 때문에 다른 의견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심의 위원들은 도가 작성 배포한 '심의일정''평가항목별배점기준''심의및 평가요령''주요경영지표현황(금융감독원공시자료)'등의 내용이 담긴 '참고자료'는 그대로 참고자료일 뿐 심의는 '제안서'에 의해서만 이루어졌다고 해명하고 있다. 한치의 의혹도 없다는 것이다. 제주은행의 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심의결과평가점수인 경우도 사전에'공개가 되면 두 기관의 자존심 등 여러가지'를 감안, 비공개로 하기로 했기 때문에 공개할 수가 없다고 하고 있다.

이제 '창과 방패'의 싸움은 농협과 제주은행에서 도와 제주은행의 구도로 바뀌어 졌다.

'어떤 창도 뚫지 못하는 방패'와 '어떤 방패라도 뚫으는 창'의 '모순(矛盾)'적 기싸움은 불이 붙었다.

'진실게임'이다. 이런 와중에 도는 '승복 하지 않으려면 다 놔 두고 떠나라'라고 막말까지 하고 있다.

과연 어느 쪽인가. 제주은행직원일동의 명의로 재 반박한 내용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승리냐 패배냐를 가리려는 것이 아니'고 진실규명과 재발방지에 있다'고 하고 있다. 서로가 샅바를 잡고 있어도 조금 숨을 고르면서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싸움은 이겨도 상처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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