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을 담는 그릇에 맞춰 80여분으로 추렸다. 현장성과 볼거리를 충족하는 방향이다. "영화의 특성과 극장의 스크린,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스펙터클한 영상 위주로 재편집했습니다. 방송판보다 초고속 영상과 수중촬영 영상도 대폭 증가시켰죠. 상대적으로 3D효과와 깊이감이 살아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지중해를 유영하는 참치떼, 메콩 강의 급류가 스크린 가득 장관을 이룬다. 함정 그물을 이용해 포획한 참치의 심장을 찌르는 살육의 축제 '마탄자'는 푸른 바다가 선홍색 피로 물드는 빼어난 영상미를 등에 업고 전율을 전한다.

지중해의 참치 포획방법 '마탄자'로 시작한 영상은 영화 말미 호주의 산업화된 참치 포획 장면을 대비한다. "참치가 어떻게 보면 '슈퍼피쉬'를 대표하는 물고기인 셈이에요. 물고기의 종류가 많지만 현대사회에서 산업적으로 뜨거운 물고기가 참치죠. 영상적으로도 인간이 먹는 물고기 중 참치보다 큰 물고기 잘 없어요. 참치 특성상 한마리씩 돌아다니지 않고 집단적으로 움직인다는 점도 작용했죠."

나라별 물고기와 함께하는 인간을 통해 물고기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음을, 지금의 인류를 존재케 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목숨을 걸고 급류에 어망을 던지는 가장의 모습은 영화의 마지막을 훌륭하게 닫는다.


"엔딩장면은 인간의 역사에서 물고기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함축해서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모든 것을 바쳐 한 마리의 물고기를 잡아야만 가족들의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모습을 극적인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죠."

'슈퍼피쉬'는 3000년을 이어온 살육의 축제 '마탄자'가 제작진이 영상에 담은 2011년을 끝으로 중단돼 의미를 덤으로 얻었다. "극장에 오면 지상에서 사라진 마탄자의 마지막 영상을, 입체영상으로 볼 수 있으니 한국 관객들이 운이 좋은 것일 수도 있어요. 하하."

2012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시작으로 같은해 서울YMCA시청자시민운동본부 'YMCA 좋은 방송 대상',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대상 등을 받았다. 올해 휴스턴국제영화제 TV시리즈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의 영예도 거머쥐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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