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영호 제주도의회 의원

 
사회적으로 학교에 대한 위상과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의 학교는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었지만, 현재는 교수학습 이외에도 복지와 보육, 지역사회의 문화제공 등 다양한 요구가 밀려들면서 이제는 학교가 교육종합복지센터인가 하는 의문도 든다.

자연스럽게 선생님에 대한 역할과 기능 그리고 보다 많은 책임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변화 속에서 선생님의 마음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자신이 생각하고 원하는 교육 이른바 ‘선생질’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생님은 ‘나는 교사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하며 섭섭함을 금치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듯 하다.

수업시간에 잠자고 있는 학생을 깨우기 어렵고, 규정을 준수하지 않더라도 지적을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그냥 0점 주라며 수행평가에 응하지 않는 학생, 백일장에 꼭 가야 하냐며 다그치는 학부모도 있다. 전국적으로 명예퇴직을 하며 학교를 떠나는 선생님이 해마다 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앞서 언급한 내용도 하나의 사유가 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선생님들은 이러한 상황을 슬기롭게 잘 해결해 가는 것 같다. 역시 선생님은 선생님이다. 교육을 변화하는데 가장 중요한 변인은 바로 선생님이며, 선생님은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선생님도 사람이기에 누군가와 고충을 함께 나누며 ‘힐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혹은 앞으로 교육을 이끌어가고자 하는 분은 우선 선생님이 생각하는 진정한 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그들의 마음을 보듬어 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제도를 마련하여 선생님이 충전을 하고 기쁜 마음으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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