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제주튼튼병원 박순돈 원장
얼마 전 멀리 지방에 사는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허리디스크 파열 진단을 받았는데 왼쪽 다리 통증이 너무 심해 잠도 못 잔다고 했다. 전화상 추정하건대 발목의 힘도 빠져 있는 상태였다. 가능한 빨리 수술이 필요할 것 같아서 가까운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라고 했다. 역시나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 받았으나, 주변에서 만류해 다시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 진료를 예약하였고 한 달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은 처음에 진료받은 병원에서 수술을 했다. 수술 후 통증은 많이 좋아졌으나, 발목 부근에 아직도 조금 마비가 있는 상태이다.

“허리 수술 함부로 하면 큰 일 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웬만하면 수술을 꺼린다. 하지만 수술이 꼭 필요한 사람이 그 시기를 놓치게 되면 다리의 마비나 대소변 장애 등 평생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

디스크질환의 치료법은 수술과 비수술 등 다양하다. 하지만 적응증에 따라 치료는 달라진다. 위 사례처럼 수면을 방해할 정도로 심한 통증이 발생하거나, 다리로 전달되는 방사통, 발목의 힘이 빠지는 등의 신경이상학적인 증세가 동반되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이 외에는 시술이나 운동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방법으로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수술을 하는 경우라도 의료기술과 최첨단 수술장비의 발달로 인해 내시경이나 현미경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절개부위가 작아 출혈과 흉터가 거의 없으며, 수술 후 통증을 최소화한다. 또 입원기간과 회복시기가 짧아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빠르다. 무엇보다 척추마취로 진행되기 때문에 고령자들도 안전하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수술의 위험성은 다소 존재하지만, 옛날에 비해 위험부담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수술 자체의 위험성 보다는 오히려 디스크 수술 후 재발이나 수술부위의 염증이 대부분 문제가 된다. 수술 이후 잘 관리를 한다 하더라도 재발확률은 약 5-10%에 달하며, 수술부위의 염증 발생률도 1-3%라 보고되고 있다. “이런 문제가 있는데도 꼭 디스크 수술을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마비감이나 대소변 장애가 동반된 디스크 탈출증 환자는 수술적인 치료가 원칙이라 말해주고 싶다.

요즘은 클릭 한 번이면 엄청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편리한 시대이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들 또한 넘쳐나고 있다. 때문에 본인의 건강상태나 질병상태를 인터넷 상담과 댓글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질환이 의심된다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꼭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주위에 현혹되지 말고 빠른 결정을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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