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경윤 제주특별자치도 환경관리과장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지 오래다.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하는 필수사항이 된 것이다. 그 대표적인 환경보호 활동이 ‘쓰레기 종량제’ 이다. 의무사항으로 규정된 지 20년이 다되어 간다.

  대기오염원이나 수질오염원은 대부분 사업 활동과 수반되어 발생됨으로 기업의 환경오염행위 규제 제도를 통해 그 관리체계는 많이 정착되었다.
  기업과 달리 일반 국민 불특정 다수인이 배출하는 환경오염원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오)수와 폐기물이다.

  하수는 ‘하수관로’와 ‘하수종말처리장’이라는 기반시설을 설치함으로써 안정화 되었다.
  그러나 폐기물처리는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왜 그럴까? 그 답은 간단하다. 분리배출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도의 쓰레기 처리시설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되어 진다. ①소각시설, ②음식물자원화시설, ③재활용품선별시설, ④매립시설이다.
  ①소각시설에서는 불에 타는 가연성쓰레기를, ②음식물자원시설에서는 음식물쓰레기를, ③재활용품선별시설에서는 캔, 플라스틱 등 재활용품을, ④매립시설에서는 소각, 자원화, 재활용이 안 되는 불연성쓰레기를 매립한다.

  그런데, ①소각장에 병, 캔 등 재활용품이나 도자기 같은 불에 타지 않는 쓰레기가 들어가면, ②음식물자원화시설에 비닐봉지 같은 가연성 쓰레기와, 병뚜껑 등 쇠 조각이 섞여 들어오면, ③ 재활용품 선별장에 음식물쓰레기, 사기 그릇 같은 쓰레기가 섞여 있으면, ④ 매립장에 재활용품, 음식물쓰레기 등이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답은 삼척동자도 알 만큼 간단하다. 폐기물 처리가 안 된다.
 타다 남은 쓰레기가 나오고, 비닐과 쇠붙이가 있는 음식물 퇴비가 나오고, 종이, 병 등 재활용품쓰레기에서 악취가 발생하여 재활용이 안 되고, 매립 량이 증가하여 자원의 낭비는 물론, 짧은 기간에 또 다른 매립장을 만들어야 한다.

   다른 매립장을 만들려면 막대한 경제적 부담, 행정력 낭비의 요인이 발생한다. 또한, 처리시설 고장이 많이 발생하고, 수명이 짧아져 설치비가 많이 들어간다. 이 비용은 전부 도민이 부담하는 세금이다.
   현재, 우리 도에서는 연간 약 32만톤의 폐기물을 수거한다. 이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하여 216억원이 들어가고 있다. 적은 돈이 아니다.

   환경부의 자료에 의하면 폐지, 플라스틱, 폐유리병, 고철/캔 등 4대 생활폐기물을 재활용하면 연간 639억원이 외화가 절감된다고 한다. 분리수거 방법에 따라 배출만 하여도 국고에 도움이 되고 환경도 보호가 되는 1석 2조의 효과가 있다. 

  어떻게 보면 ‘분리배출’은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도민 개개인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쓰레기를 줄이고 배출하는 생활 습관을 갖도록 노력하면 된다. 우선 쓰레기를 줄이는 ‘4R' 생활습관을 갖도록 하면 어떨까?

   1)Refuse(거절해라) 슈퍼에 방문했을 때 비닐봉지를 거절하고 장바구니를 이용하며, 과잉 포장되어 있는 제품은 따로 속 내용만 담아오는 게 좋다. 2)Reduce(줄여라) 리필 또는 교환이 가능한 제품을 구입하여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한다. 3)Reuse(재사용하라) 사용했던 물건을 바로 버리기 보다는 수리하거나 리폼해서 재사용한다. 4)Recycle(재활용해라) 가능한 한 재활용품을 이용한다.

  이러한 습관으로 최소한 불에 타는 것(소각용, 흰색종량제 봉투), 불에 안타는 것(매립용, 녹색종량제 봉투), 음식물쓰레기(퇴비화용, 전용용기), 재활용품(재활용용, 종류별로 분리) 4종류로 분리해서 배출하자. 도민들의 배출을 쉽게 하기 위해 2,600여개의 클린하우스를 갖추어 놓았다. 

  우리 제주는 뛰어난 자연경관으로 유네스코 3관왕, 세계7대자연경관지로 선정되어 이를 기반으로 ‘2020년 세계환경수도 조성’을 목표로 다각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중에 기초적이면서도 가장 필요한 과제는 폐기물의 분리배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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