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정식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제308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1차 정례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회기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2012 회계연도 제주특별자치도 세입세출 결산 및 예비비 지출승인의 건을 심사하게 된다. 이와 함께 기금운영 결산 승인의 건과 교육비 특별회계 세입세출 결산 및 예비비 지출승인의 건도 함께 심사할 예정이다.

이번 심사에서는 각 상임위원회에서도 쟁점이 되었던 불용액 등 순세계 잉여금 대폭증가의 이유와 초과세입 과다 발생에 대한 적정성, 특별자치도 이후 재정증가 추이와 가용재원 확충방안, 재정운영실태, 기금운용실태 등이 다뤄진다.

집행부에서 제출한 예산은 도의회의 예산 심의를 통해 사전 심사를 받고, 다시 결산에 의해 사후 심사를 받는다. 재정에 대한 의회의 감독이라고 할 수 있는 예산심의와 결산심사를 통해 예산 집행의 투명성이 확보되는 것이다. 특히 결산심사는 예산 관리 업무가 적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내부통제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사업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는지를 점검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떤 과정보다 중요하다.

무엇보다 결산 심사를 통해 집행한 예산이 적정하게 사용되었는지를 짚어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다음해 예산을 수립하는 기초 자료로 삼아야 한다. 그런데 해마다 이뤄지는 결산 심사과정을 보면 반복적이거나 요식행위로 여겨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제주특별자치도 2012 회계연도 결산 보고서를 보면 초과 세입이 2,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예산 추계 과정에서 한 해에 쓸 예산을 세출부터 편성할 것이 아니라 세입을 먼저 파악한 후 그것을 바탕으로 예산이 편성되어야 하는데, 어찌 보면 앞과 뒤, 전후가 뒤바뀌어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실상 예산을 편성할 때는 돈이 없어 1,000억 원에 이르는 지방채를 발행하고 있다. 이에 대한 채무는 결국 도민의 몫이고, 지방채에 대한 이자 역시 도민의 세금이라고 할 수 있는 예산을 통해 지출되고 있다.
 

해당 상임위원회별로도 지속적으로 지적되었지만 불용액이 과다한 원인을 살펴보면,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할 때는 한 회계연도의 세입과 세출에 대한 편성과 지출이 맞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세입을 많이 편성하면서 세출 예산이 이월되거나 집행 잔액으로 남고 있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살림살이를 생각하면, 예산 편성의 근본적인 문제를 따져봐야 할 때다. 과연 제대로 된 세입예산을 기준으로 한 해 동안 쓸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집행 예산은 꼭 써야할 곳에 쓰고 있는 것인지를 짚어봐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사회복지분야 예산으로 총 6,827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지난해 보다 1,059억원이 늘어난 규모로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초 이에 대해 지역 복지문제 해결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론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이는 전체 예산의 20.28%로, 2012년 18.55%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2012년도 전국 평균 사회복지 예산이 26.1%인 것과 비교하면 아직도 비중이 낮다.

선택과 집중.
꼭 써야할 예산을 편성하는 예산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할 때다. 앞으로 세입예산 측정을 보다 강화하고,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여 재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재정투자의 우선순위에 대한 도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과 병행하여 선택과 집중, 성과 중심의 건전재정 운영기조 정착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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