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윤두호 (제주도의회 교육의원/미래제주 원내대표)

▲ 윤두호 의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름철 거리의 더위는 무더위라고 하지만, 우리 학생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배우고 생활하는 교실은 그야말로 찜통 속이다. 

  올해는 무엇보다 원전비리로 인해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다. 이번 사태는 원자력발전소에 납품되는 부품에 대한 성능을 시험하는 기관이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것이 발단이었다. 시험기관은 합격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제품에 대해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한전기술에 제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각종 비리와 뇌물이 오고간 정황이 포착되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불량 원전부품을 납품한 업체와 시험기관, 그리고 시험성적서를 검증해야 하는 한국전력기술과 부품 납품을 총괄하는 한국수력원자력 모두의 책임이다.  

  전력난은 찜통 교실을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각급 학교에서 전기요금 부담으로 인해 교실 냉방기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그동안 끊임없이 논의되었던 교육용 전기료 인하 움직임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산업용 전기료에 비해 높게 책정된 전기요금 체계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한 한전의 전력요금체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산업용 전기요금이며, 이는 전체 전기 판매량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즉 기업에 각종 감면과 지원혜택이 집중되면서, 가정과 학교에서의 전기료는 상대적으로 비싸게 책정된 것이다.  

  전기료 부담으로 인해 냉방을 하지 못하는 학교가 전국적으로 10곳 가운데 7곳에 이르고 있다. 그나마 정상적으로 냉방이 이뤄지더라도 학교 전기료 때문에 학교 운영비 등 다른 항목을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비싼 전기료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과연 찜통 교실 속의 아이들은 누구의 아이들인가 묻고 싶다.
  그저 ‘우리 어릴 적엔 선풍기 없이도 살았다. 더위도 참을 줄 알아야지…’로 시작하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그 당시 어려운 상황에서야 그랬다손 치더라도, 지금 상황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어른들이 교육 여건을 개선하지 못한 책임과 함께 어른들의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심각한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아이들에게만 감수하고 참으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제 아이들의 아우성에 어른들이 대답해야 할 차례다. 우선 아이들이 먼저이고 행복하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노력하겠다고 말이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