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류그룹 '소녀시대' 멤버 윤아(23)가 SNS에 '속마음'과 '공놀이'를 즐겨 듣는다고 남긴 것이 시작이다. 인디 밴드 '참깨와 솜사탕'의 노래는 단숨에 퍼져나갔다. 윤아를 좋아하는 베트남의 팬도 이들의 노래가 좋다며 인터넷에 글을 남겼다.

'참깨와 솜사탕'의 노래는 대중적이다. 어쿠스틱 사운드 위주의 곡들은 듣기에 참 편하다. 윤아도, 동남아시아에 사는 한류 팬도 좋아할 만하다.

고등학교 동창생인 최기덕(23·보컬·기타·작곡), 박현수(22·퍼커션)와 가수 지망생이던 보컬 유지수(20)가 뭉친 팀이다. 대학생들답게 풋풋함이 매력적이다. 그런데 노래들은 팀 이름처럼 마냥 달달하지는 않다. 우수와 아픔이 곳곳에 어려 있다. 참깨와솜사탕이 생각하는 청춘이 그리 생기발랄하지 않기 때문이다.

"참깨와솜사탕 음악 심히 우울하다는 감상평이 올라오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반전밴드라고 할 수 있죠. 하하. 청춘은 어른과 청소년 사이에 낀 반어른 상태인데, 그때 성숙해야 하는 것인지 참 고민이 돼요. 그래서 멜로디가 올드하고 어둡죠. 사장님 말씀에 따르면, 저희 노래가 청춘에 대한 이야기이긴 한데 청춘을 보낸 사람들에게 향수를 자극하는 부분이 강하대요."(최기덕)

"청춘은 제게 밝은 느낌보다는 어두운 느낌이에요. 당시 고민이 많았거든요"(박현수), "제가 생각하는 청춘은 좌충우돌이에요. 아는 것이 없으니까요. 호호호. SNS에 막 허세글도 올리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각자 성숙해나가면서 차이를 만드는 것 같아요."(유지수)

누가 들어도 특이한 팀 이름은 최기덕과 박현수가 고등학생 때인 2008년에 이미 정해졌다. 가방에 있던 빵에 곰팡이가 핀 것을 보고 순간 떠올렸다. 뒤늦게 합류한 박지수는 이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자신들의 추억이 담긴 팀 이름이라고 내세우는 두 남자 앞에서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자기 곡들을 쓰고 저와 음역대와 스타일에 맞아서 함께 하게 됐다"며 웃었다.


"현수과 군대 가기 전 집에서 홈레코딩으로 만든 노래들을 누가 빼앗아 갈까봐 걱정했어요. 하하하. 참깨와솜사탕은 저희 음악적 내공이 쌓인 이름이기 때문에 지수가 싫어해도 가져가고 싶었어요."(최기덕)

본래 최기덕과 박현수는 길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던 팀이다.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게 된 것에 대해 "자유롭게 하던 때와 달리 이제 팬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것이 조금 겁이 나기도 하지만, 더 많은 대중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최근 발매한 디지털 싱글 '레이니 댄스'는 이런 의지의 산물이다. 제목부터 '시즌송'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이 곡은 비가 멈추지 않고 있는 요즘 듣기에 제격이다. 경쾌한 리듬은 눅눅한 습기를 날려버린다. 함께 공개된 또 다른 싱글 '헤어진 사이' 역시 '레이니 댄스'처럼 신나는 리듬이 인상적이다.

"여름이니까 밝고 경쾌한 곡들을 들려주고 싶어요. 이벤트성 싱글이죠. 가을 발표 예정인 새 음반에는 다른 성향이 곡들이 실릴 거예요. 다양한 장르로 많은 분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요"(최기덕), "특정한 장르에 얽매이기보다는 그 때 그 때 저희가 꽂힌 장르를 유연하게 들려줄 수 있는 팀이 되고 싶어요"(박현수), "저도 스타일이 고정되기보다는 유동적으로 변하고 싶어요. 아직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집세 등 대학생들이 실제 느끼는 고민도 다뤄보고 싶습니다."(유지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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