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이제 육상 선수들은 처음으로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도 4년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게 된다.

최근 세계적인 스타들의 도핑 적발로 분위기가 뒤숭숭해지자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극단적인 조치를 들고나왔다.

라민 디악 IAAF 회장은 제14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총회에서 도핑이 처음 적발된 선수의 출전정지 징계를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9일(한국시간) 발표했다.

이전에도 IAAF는 처음으로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선수에게 4년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다른 종목들이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에 따라 도핑 적발에 대한 제재를 2년 출전정지로 결정하자 1997년 마지못해 출전정지 징계 기간을 2년으로 줄였다.

최근 금지약물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16년 만에 다시 징계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제14회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육상계는 도핑 스캔들에 몸살을 앓았다.

남자 단거리에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대항마로 여겨지는 타이슨 게이(미국), 아사파 포웰(자메이카) 등이 줄줄이 금지약물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여자 단거리의 스타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자메이카)도 도핑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터키와 러시아에서도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 징계를 받은 선수가 무더기로 나왔다.

WADA는 모든 종목과 국가가 도핑에 같은 수위의 징계를 내리기를 권유하고 있지만 IAAF의 의지는 확고하다.

IAAF는 오는 11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도핑 월드콘퍼런스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져도 강행하겠다는 생각이다.

2015년 새롭게 발효될 WADA 규정에 IAAF의 결정이 반영되도록 압박을 가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IAAF의 헬무트 디겔 이사는 "육상에서 도핑을 뿌리뽑을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다"며 "게이와 포웰도 보호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슈퍼스타이지만 우리는 깨끗한 선수들을 돕기 원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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