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듀오 '슈프림팀' 출신 래퍼 이센스(26·강민호)가 자신이 몸담았던 아메바컬쳐를 '디스'하면서 촉발된 '디스 대란'이 폭로전으로 번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래퍼 타래는 25일 트위터에 "싸우지들 마세요. 아니 싸우지마"라는 글과 함께 '싸우지마'라는 곡을 공개했다. "사람들의 외면과 소외 다 받는 힙합 씬 안에서 한 마디로 불구경 불씨가 됐어"라면서 "맛있는 반찬거리 밥상 앞에 숟가락 얹어 보겠다고 발악하는거 아니야 언더"라고 랩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자기 밥그릇 챙기려고 뒷다마 까고 자기만 혼자 비행기 타고"라면서 "이기적인 선배들 판치고 지네만 진짜 힙합인게 아쉬워서 그래 뭉치자고"라며 힙합계 선배들을 비꼬기도 했다.

또 다른 래퍼로 아메바컬쳐 소속이기도한 자이언티(23·김해솔)는 트위터에 힙합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들을 가리키는 듯 "그들과 한 자리에서 악수를 나누던 때가 그립다. 울적하다"고 남겼다.

래퍼 제리케이(29·김진일) 역시 트위터에 "한국힙합은 지금 리셋 중"이라면서 자이언티의 위 글을 리트윗하며 "슬프게 즐길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썼다.

그러나 힙합계 대부분은 이번 사태를 미국 힙합계의 신성 켄드릭 라마(26)가 미국 래퍼 빅 숀(25)의 '컨트롤'을 피처링하면서 미국 유명 래퍼들을 디스한 것에 빗대면서 힙합계의 문화라고 긍정하는 분위기다.

 
반면, 힙합계 외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록밴드 '자우림'의 드러머 구태훈(41)은 트위터에 "전 국민이 지켜보는 쌈구경이 정치판에만 있는건 아니다. 페스티벌끼리 싸우는 꼴도 우습고 한심스러운데 음악하는 동료끼리도 싸움질이네. 한쪽이 참으면 되는데 이겨보려구 화내 욕하고 미워하고 으이구 구경한번 잘했네"라고 적었다.

그러나 이 멘트가 힙합계의 반발을 부르자 "서로 경쟁하며 발전하는 힙합 문화의 취지라면 OK, 하지만 '디스전'이 법적 문제로 커지지 않길"이라고 덧붙였다.

영화평론가 허지웅(33)은 트위터에 "힙합 디스전: 이런 문화 쿨하고 힙해, 식의 이토록 관대한 언론 반응이라니 그런데 왜 다른 영역에선 일관되게 꼰대질이야 역시 한국에선 미제가 최고라는 생각이 들고"라면서 "소속사 내부에서 나한테 왜 그랬어 형? 안 알려줌! 이딴 거는 랩이 아니라 소송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적어 힙합팬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힙합계 관계자는 "켄드릭 라마의 랩은 '디스'가 엄밀히 표현하면 대응(response)"이라면서 "큰 틀에서 보면 이센스로 촉발된 국내 디스 전 역시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으나 감정 싸움으로 번져, 무차별적인 폭로전으로 변질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센스는 '컨트롤'에서 모티브를 따온 곡 '유 캔트 컨트롤 미'를 통해 "회사는 발목을 자르고 목발을 줘 내가 걷는 건 전부 지들 덕분이라고 턱 들어올리고 지껄여"라면서 아메바컬쳐와 이 회사의 사장이자 힙합듀오 '다이나믹 듀오' 멤버인 개코(32·김윤성)를 거침 없이 디스했다.

엠넷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 미 더 머니' 시즌2에서 '괴물 래퍼'로 주목 받은 스윙스(27·문지훈)가 이센스의 편을 들어 '황정민(킹 스윙스 파트2)'을 통해 아메바컬쳐와 이센스의 팀 동료였던 래퍼 사이먼디(29·정기석)를 비난하고 나서면서 판이 커졌다.

그러자 개코가 '아이 캔 컨트롤 유'로 이센스에게 다시 직격탄을 날렸고, 쌈디 역시 '컨트롤'이라는 곡을 통해 스윙스를 겨냥하면서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이센스는 이날 다시 '트루 스토리'라는 음원을 공개하며 개코의 '아이 캔 컨트롤 유'에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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