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가 바뀐 첫날, 제가 더 어색했어요.”

30일 서울 목동 SBS 라디오 가을 프로그램 개편 발표회에서 ‘스위트 뮤직박스’ 10일령 DJ 정미선(25) 아나운서는 어느 정도 적응된 모습이었다.

“평소에 하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갑자기 연락이 올 줄은 몰랐어요. 워낙 큰 프로그램이라 경황이 없었어요. 애청하던 프로그램이 제 이름으로 바뀌니까 어색하더라고요. 아마 애청자들은 더 어색했을 것 같아요.”

아나운서 4년차인 정씨는 이 프로그램 DJ 마이크 앞에 앉으며 만감이 교차했다. “아나운서 시험을 볼 때 ‘스위트 뮤직박스’ 시작 부분 코멘트를 해야 했어요. 그런데 진짜 하게 되니까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DJ가 되자 주변에서 연락이 빗발쳤다. “아나운서 선배들, 라디오를 들을 것 같지 않은 학교 선배들까지 전화나 문자를 줬어요. 내용은 ‘나 원래 (스위트 뮤직박스) 듣고 있었으니까 잘 해라’ 등이었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듣고 있는지 몰랐는데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 틈틈히 시집을 읽고 음악도 듣는다. “여러 사람들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책을 많이 읽어요. 청취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도 하고요. 그런데 음악 안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다 들어있어서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호호.”

전임 DJ의 부담감 때문에 프로그램을 다르게 바꿔보고 싶지 않을까 싶지만, 고개를 가로 젓는다.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프로그램처럼 ‘별밤지기’가 바뀌는 것일 뿐 프로그램은 변화가 없을 겁니다. 대표성을 키워 프로그램의 특성 그대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정씨는 SBS TV ‘게임쇼 즐거운세상’, ‘문화가 중계’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주로 늦은 저녁에 마니아층이 보는 프로그램을 맡고 있지만 나중에는 전 국민을 아우르지 않을까요?”라며 웃는다.

“뚜렷한 목표 없이 맡겨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급하게 서두르지 않으려고 해요. 모든 게 익숙해지면 청취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겠죠.”

“저만의 색깔을 갖고 어떻게 진행해야 될지 부담아 더해지고 있지만 늦은 밤 시간, 마음이 지친 분들을 보듬고 위로한다는 느낌으로 방송을 하려고 해요. 편안한 방송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중입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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