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감(蜜柑)의 시사만평]

# 우 지사, 기자회견에서 ‘행정시장 직선제’ 유보결정...내년 선거 의식?

제주도의회와 각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각 지역정당 등 ‘행정시장 직선제’와 관련해 치열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주민투표도 불사하겠다면 강행의지를 보여 왔던 우근민 제주도지사.

그런데 최근까지 강행의지를 피력해왔던 우근민 지사가 ‘행정시장 직선제’ 유보를 기자회견을 자처한 자리에서 갑자기 선언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 부활 공약 불이행에 따른 책임추궁이 이어질 것을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보를 선언한 우근민 지사의 노림수가 무엇인지 한 번 파악해 보자.

# 우근민 지사, 주민투표 실시로 인한 정치적 피해 상당히 컸음을 인식했다?

▲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행정시장 직선제'유보를 선언하는 우근민 제주도지사
우근민 지사는 ‘행정시장 직선제’유보와 관련된 최종 입장발표문에서 “이번 행정시장 직선제는 포기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우 지사는 “제주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해 반드시 '행정시장 직선제‘가 도입되도록 지속적으로 설득해 나갈 방침”이라며 지금은 유보하지만 때가 되면 반드시 실행할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지금은 선거앞에서 강행 처리로 인한 정치적 피해 감수보다는 내년 선거에서 제주도지사 당선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각계각층의 반대에 적극적 설득을 통해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사냥 전 발톱을 숨기는 맹수의 기질을 다분히 보여줬다는 평이다

특히, 주민투표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할 당시 일부에서는 소나무 재선충 문제와 감귤출하를 앞둔 시기에 행정적, 재정적 낭비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 것도 우근민 지사에게는 상당히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지난 2011년 오세훈 前 서울시장이 그해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로 인해 정치적으로 엄청난 피해의 책임을 진 사실을 우근민 지사는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기에 내년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무리하게 밀어 붙일 생각은 잠시 접어 두었을 것이다.

# 현재 현안이 넘치는 상황에서 무리수를 두었다가는 내년 선거 망친다?

현재 우근민 지사 앞에는 ‘행정시장 직선제’문제만 남아있는 것이 아니다.

소나무 재선충 사태 해결과 제주1차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한․중 FTA 문제 등 해결해야할 제주지역 내 현안이 너무나도 많다.

특히, 우근민 지사가 ‘행정시장 직선제’유보관련 기자회견에서 ‘포기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것은 반드시 이 문제를 추후 짚어나가겠다는 의지를 재차 공식적으로 피력함으로서 ‘행정시장 직선제’문제를 산적한 현안에서 잠시 접어둘 명분을 만들었다는, 이러한 우근민 지사의 노림수는 정치 9단의 노련한 면모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이번 '행정시장 직선제' 유보선언을 통해 그동안 격렬한 대립각을 세운 시민사화단체와 화해 제스처를, 그리고 각 정당과의 정쟁을 끊어버리면서 도민통합을 위한 고심의 결단임을 강조해 실리와 명분의 1석2조의 효과를 얻기도 했다.

한편, 우근민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유독 ‘지난 언론3사 여론조사 결과 '85.9%'가 이 제도 도입에 찬성하는 점’을 제시하면서 상당수 도민들이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을 추진해야 하는 의견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 지사는 "역사는 훗날 오늘의 행정시장 직선제 논의 유보가 지닌 진정성을 반드시 평가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제주특별자치도의 완성을 위해 행정시장 직선제가 반드시 도입될 수 있도록 (제주 도민들이)동참해 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결국, 내년 선거에서 제주도지사로 당선되면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적극적 동의라는 명분을 만들어 강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내년 선거에서 우근민 지사의 명분속내에, 그리고 숨겨진 발톱 속 내재된 의지를 제주도민들이 얼마나 인식하고 반영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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