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2동 홍순택

 
우리부모님은 지금도 해마다 추석 전후로 태풍이 올때마다 59년도 추석날 아침의 사상 유례없었던 끔찍했던 사라호 태풍을 말씀하신다.

금년도도 여러개 태풍이 왔지만 그때마다 제주 해역 곁을 그냥 지나쳐서 큰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 8일 제주해역을 강타한 제24호 태풍 다나스는 중형급 태풍으로 발달하여 엄청난 태풍을 몰라칠거라는 예보로 며칠동안 대한민국 국민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했고 제주 도민들도 미리 견실한 사전예방 활동에 주력한 결과 다행히도 그리 큰 피해는 없었다.

10월 태풍이 15년만에 유난히 큰 태풍이라 가슴을 쓸어내리다 보니 결실의 계절이라는 가을이 요즈음은 퍽 즐겁지만은 않은 우리 주변이다.

콩알 한알 일지라도 태풍과 천둥이 몇 번 닥쳐 노란게 열매가 되고 알도 굵어지듯이 우리의 가족과 이웃의 땀과 사연이 깃들어 있는 모든 것들을 무심한 자연은 순간에 앗아간다. 그래서 농작물을 포함한 모든 피해 복구 현장이 안타깝고 그 땀방울이 애처롭게 다가온다.

이번 다나스 태풍으로 우리 일도2동 모든 직원은 지역의 아픔을 내 가족처럼 여겨 태풍 피해현장을 찾아 피해복구를 통해 그분들의 어려움을 함께 하려고 노력하였다.

자율방재단과 , 통장, 각 자생단체 회원들을 총 동원하여 피해 현장에 투입되어 세심한 눈길과 부지런한 발품행정을 펼쳤다.
특히, 젊은 민방위 대원들의 사전 재해예방 지역 순찰 및 도로면 집수구 청소 등 침수피해예방 강화로 재난안전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이렇게 우리 일도2동 피해현장에는 이웃의 아픔을 함께 하려는 주민들과 지역의 봉사단체 회원, 민방위 대원들이 함께 있어 돈독한 정을 느끼게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일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한정된 자원이라 우선 순위에 따라 일을 처리하다 보니 다소 시간이 지연되고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빨리 집앞 널려진 쓰레기와 쓰러진 나무를 우리집부터 치워달라는 분, 아예 장비를 집으로 갖다주라는 분, 이런분들을 보면서 씁쓸한 감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해해서 같이 동참해서 같이 복구작업에 동참하시는 분, 장비만 빌려주면 내가 알아서 하겠다는 분들, 심지어 게시기간이 한참 지난 시민 게시판에 붙은 광고물 및 버스승차대 불법 광고물 정비, 태풍이 지나간 화단정비를 통해 사계절 꽃피는 거리조성에 적극 나서는 분들을 보면서 우리 일도2동은 정말 정이 남아있는 지역이라는 생각했다.

이러한 작은 배려와 정성이 모이고, 지역주민과 자원봉사 회원, 그리고 민방위 자율방법대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앞으로 남은 가을도 더 풍성하고 아름다운 기억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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