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한반도 지구를 바라본다. 어느 새 내 눈은 그윽해지고 내 마음은 깊어진다.
얼핏 보면 네 발은 모다듬고 뜀뛸 듯한 토끼 같고, 어떻게 보면 벌떡 일어서는 호랑이 같은 땅! 볼수록 정겹고 볼수록 힘이 솟구치는 땅!
나는 다시 동해로 달린다. 아득히 펼쳐지는 창망한 바다가 시퍼렇게 날을 세우고 민족자존과 민족자강 그리고 애국애족의 노래를 부른다. 바다의 노래 소리를 들으면서 지금 나의 사색은 하얀 돛을 단 하얀 쪽배에 앉아 하얀 노를 저으며 힘차게 나아간다. 내 땅, 우리의 땅, 고국의 땅, 독도르 향해 ‥.
나는 독도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다만 역사를 통해, 지리를 통해 알았을 뿐이다. 그러나 꿈에는 너무나 자주 가 본 섬이다. 한반도의 줄기가 뻗어 나가다가 초면처럼 우뚝 얼굴을 내밀고 지금껏 서 있는 섬! 그 섬은 우리의 것, 바로 그것 외에는 아니다. 세계의 사람이 다 아는 일이다.
한반도가 어머니라면 그 주위 널리 솟은 수백 개의 섬들은 아기와 같다.
모두들 너무나 소중한 어머니의 자식이다. 그런데 바다 건너 일본인들이 독도를 빼앗으려 하다니, 우리의 귀여운 아기를 빼앗아 가려 하다니, 그게 어디 될 말인가. 후안무치(後顔無恥)한 일본인들,영원히 회개할 줄 모르는 것이 일본인이다. 임진왜란 때부터 우리에게 무수한 재난을 들씌운 일본인들이 백번 머리 조아려 사죄하고 참회하고 시원치 않으련만 오히려 또다시 호시탐탐 침략을 노리니 우리 어찌 참을 수 있단 말인가. 미친 개에게는 도리가 없다. 미친 개는 때려야 한다. 한반도가 옛 한반도가 아닌 굳건한 혼뜨검을 내주어 고약한 침략 버릇을 떼 주어야 한다.
나는 생각의 노를 저어 가면서 독도 노래를 부른다. 망망한 조선 동해의 섬에 이른다. 많은 새들의 노래 소리가 섬을 꽉 채우고 있다. 섬은 켤코 외롭지 않았다. 여러 화음으로 화려한 악장을 펼치는 새들의 노래 소리.
귀 기울이니 그것은 분명히 '처용가' 였고 '노들강변'이었고 '도라지' 였고 '아리랑' 이었고 '나의 살던 고향'이었다. 귀 기울이니 그것은 분명히 우리 민족의 기구한 수난사였고 피비린내 서린 항쟁사였다. 귀 기울이니 그것은 분명히 애국애족의 노래였고 자각자존의 노래였다. 나도 한 마리의 흰 새가 되어 그들과 함께 노래를 부른다.
나는 섬 꼭대기에 기어 올라가 나의 피와 살과 뼈와 혼으로 새긴 깃발 하나를 세운다. 아니, 나 자신 하나의 깃발로 장엄하게 굳어졌다. 독도를 향한 나의 사색의 길은 고국의 동해 바다 어느 작은 아이를 품으며 발길을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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