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걷기축제, 성황리에 개최...그러나 관리 미흡으로 안내표식 훼손 지적

제주를 대표하는 올레가 많은 이들이 추천으로 가을 제주의 대표축제로 우뚝 섰다.

 
제주 올레걷기축제가 31일부터 3일간 도보여행의 페이지를 열었다.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는 이날 제주올레 14코스에 있는 한경면 저지리 녹색농촌체험마을에서 ‘나누자, 이 길에서!’를 주제로 ‘2013년 제4회 제주올레걷기축제’의 개막식을 개최했다.

 
이날 축제는 저지리부터 한림읍 한림항 구간의 14코스에서 진행됐으며, 11월 1일에 한림항에서부터 애월읍 고내포구 구간의 15코스, 그리고 마지막인 2일에는 고내포구에서 광령초 구간의 16코스에서 축제가 이어진다.

 
특히, 올해 축제는 참가자들이 오름과 바다, 숲길을 뚜벅뚜벅 걸으며 예술 향취를 흠뻑 만끽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공연·전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나눔 장터와 클린 올레도 마련된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이번 행사가 국적·나이를 초월한 우정과 사랑, 평화를 나누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서명숙 이사장,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 정태근 제주시 부시장, 오종남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번 축제 기간 동안 각 올레코스에서는 섀도우 아티스트 나현정의 그림동화 전시 '꿈꾸는 그림자 展' 및 그림자극 '홍루몽', 클라리넷 연주, 한국계 복합예술그룹 살거스의 무언극 '도시의 멜로디', 클래식 색소폰 4중주팀 '서울색소폰콰르텟(SSQ)', 정혜신의 힐링콘서트 '당신으로 충분하다'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올레꾼들을 맞이하게 된다.

# 제주를 찾은 올레꾼들, 아름다운 자연 속에 훼손되어가는 올레길에 안타까움 토로

제주의 청정자연과 변화를 가늠할 수 없는 변칙적 형상에 반해 매년, 아니면 매 분기마다 오는 일명 ‘올레길에 미친 이들’이 국내에 수없이 많다.

 
그들이 그동안 기다려온 ‘2013년 제4회 제주올레걷기축제’ 개막식에 참여해 그동안 다녀보지 못한 올레길의 참맛을 다시금 느끼려 한다.

이날 제주올레를 사랑해 시간이 날 때마다 제주를 찾는 진정한 올레꾼들을 만나 그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진정한 제주 올레’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부산에서 온 시인 이영시(59, 여)씨는 “제주올레갈의 참맛을 알게 되어 3년 동안 쉬지도 않고 제주 올레길에 나서고 있다”며 제주올레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했다.

이어 이 씨는 “원래 제주에 오름 때문에 찾았는데, 올레길을 한번 걸어본 이후 3년 동안 매번 오고 있다”고 전제 한 후 “제주의 여러 코스를 돌았는데, 올레길의 진정한 매력은 바로 산과 바다가 누구에게 압박당하지 않고 자유스럽고, 더 나아가 심난할 정도의 자연스런 모습에 진정으로 빠지게 됐다”며 올레의 매력은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씨는 “제주는 마치 봄과 같아 항상 그리워하는 대상”이라며 “이곳에 오면 그동안 나의 내면적 집착이나 갈등 등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며 “제주올레 매력은 모든 코스가 항상 길이 새롭다. 흡사하다는 구간조차 없고, 올 때마다 똑같은 길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다르니 이에 즐겁지 않겠느냐”며 최고의 찬사를 막힘없이 토해냈다.

이 씨는 마지막 인터뷰에서 “14코스는 아주 자연그대로니까 자연미가 참 좋다”며 “인간적인 때가 스며들지 않도록 주변 정리만 살며시 하면 참 이쁘게 조성될 것 같다”며 조언하기도 했다.

이어 인천에서 온 최주연(39, 남)씨는 “매년 제주 올레길을 찾아서 아이들과 함께 걷는다.”며 “원래 올레길에 대해 모르지만 친구들의 권유로 오게 됐는데 어느덧 제주올레길에 빠져 나 혼자 뿐만 아니라 가족들을 대동해 이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올레 매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최 씨는 “올레길의 매력은 ‘단연 힐링’이 아닐까 여겨진다”며 “올레길에 오면 다른 생각 없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육체와 정신을 분리시켜 무조건 걷는 것을 보면 스스로 마음을 다시 잡고 힐링되는 순간이라 사료된다.”며 제주올레의 진정한 힐링의 대표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충북 제천에서 온 윤정숙(여, 42)씨는 “예전에도 계속 올레길을 걸었지만, 이번 행사를 맞아 14코스를 걷는 것은 이번에 처음”이라고 전제 한 후 “처음 제주를 찾았을 때 차로 그저 일반 관광지만 가다보니 올 때마다 식상하고 피곤하기만 했다”며 “그런데 제주올레길을 걷게 된 이후부터 올레길속 내 자연을 음미하고 자유스러움을 갈망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달려가는 그러한 상황에 흠뻑 빠졌다”며 제주 올레길속에서 느끼는 내면적 자유스러움을 가감 없이 토해냈다.

그러면서 윤 씨는 “정말 아름다운 올레가 요즘 들어 많이 훼손되어 마음이 아프다”며 “제주 올레길 표식들, 특히 안내판이 대부분 뽑혀 있거나 훼손되는 등 나름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제주 올레길의 자연스러움에 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주행정당국과 올레길 유관기관이 나섰으면 하는 자그마한 소망을 가져본다”며 훼손되어 방치되고 있는 올레길에 가벼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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