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참치 캔에 샤프트(축)를 달아놓은 것 같은 소리를 내는 드라이버로 우승을 해?'

백전노장 어니 엘스가 '호크아이' 최경주의 새 드라이버를 비꼬며 내뱉은 말이다.

최경주(36, 나이키골프)가 드라이버를 바꾼 것은 지난 19일 후나이클래식 공식 연습때였다.

나이키골프 장비 담당 직원이 새로 나온 드라이버를 가져다 줬다. 드라이버는 헤드가 사각형으로 최경주가 쳐보니 공이 멀리 똑바로 날아가 흡족해하며 사용했다.

이 신품 드라이버를 사용한 최경주는 30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크라이슬러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개인 통산 네 번째 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승부의 갈림길이 된 상황에서 이 드라이버가 힘이 됐다.

최경주는 다른 선수들이 3번 우드로 티샷을 하는 어려운 1번 홀에서 이 드라이버로 첫 타를 날린 후 6m 이글 퍼트를 성공해 경쟁자들을 따돌릴 수 있었다.

AP통신 기자는 "최경주는 이 대회 시작부터 4각 헤드의, 타격 순간 빈 콜라 캔을 때리는 듯한 소리가 나는 희한한 드라이버를 사용했다"며 "어제(3라운드) 최경주와 동반 플레이를 한 어니 엘스도 최경주가 샷을 날릴 때마다 참치 캔에 샤프트를 달아놓은 듯한 소리가 났다고 불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이런 별난 드라이버로 최경주가 우승을 차지한 것에 대해서 아무도 웃지 못할 것이다. 대단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날 우승으로 상금 95만 달러를 챙긴 최경주는 올 스타전인 투어 챔피언십 출전권도 따내는 동시에 총상금 226만달러를 기록하며 상금랭킹도 2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또 최경주는 미 프로무대 데뷔 이후 통산 4승(02년 콤팩클래식, 뷔익클래식, 05년 크라이슬러클래식)째를 챙겼다.

이제 최경주는 휴스턴에 있는 집으로 가서 학부모 회의에 참가해야 하고, 투어 챔피언십도 준비해야 하는 바쁜 일정에 쫓기게 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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