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문학신문사, 2008 신춘문예당선작 평가


본사가 주최한 제1회 영주신춘문예(뉴스제주 주최) 당선작 시 "어떤 사랑에 대해"(이성이)가 2008년도 전국 언론사의 신춘문예 당선작 가운데 최고 작품인 '전국 신춘문예 당선작의 왕중왕 시'로 뽑혔다.


창조문학신문사는 2008년 시 부문의 ‘신춘문예 당선작 가운데 최고의 작품인 '왕중왕'에 해당하는 시로 제1회 영주신춘문예 당선작인 '어떤 사랑에 대해'(이성이)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성이씨는 영주신춘문예 공모에서 '어떤 사랑에 대해'와 '자반 고등어' 등 5편의 작품을 출품,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었다.

본사로부터 전국 신춘문예작 가운데 최우수인 '왕중왕'시로 뽑혔다는 전갈을 받은 이성이씨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일상생활에 젖어있던 40대 후반에 습작을 시작했다”면서 “신춘문예는 나같은 사람과는 관계가 먼 다른 세상의 일이라고 생각했었다”고 전했다.

이성이씨는 “그러나 영주 신춘문예는 첫 회라는 매력이 있었고, 때문에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 질 것으로 믿고, 제출했었는데 뜻밖에 영광을 얻게 됐었다”며 당선시 소감을 재 회상했다.

또한 "시단에서 인정받지 못할것이라 예상했었으나 영주 신춘문예 당선으로 묻힐뻔 했던 '시를 살아 움직이게 해' 준 뉴스제주측과 심사위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일부 대학으로부터 교육자료용으로 작품 제공 요청을 받고 있다. 기쁜 마음을 소중히 간직하고 창작활동에 더 한층 매진하겠다"며 신인 작가로서의 소망을 피력했다.

평론가 박인과는 “지방신문까지 포함한 신춘문예 당선작(가작포함) 31편을 망라했기 때문에 분석하는 데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으나 실수도 있을 수 있음을 밝힌다.”, “여기 게재되는 작품 분석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문일 수 있다”, “신춘문예 작품 열람을 인터넷 사이트에서 했으므로 작품의 내용이 간혹 틀린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해해 주기 바란다.”, 그리고 “비록 잘 모르는 부분이

박인과 문학평론가의 ‘2008 신춘문예 시 작품에 대한 분석’은 다음과 같다.

♣ 2008 신춘문예 작품 분석 / 박인과 문학평론가

이미 신춘문예의 왕으로 뽑아놓은 위대한 작품들 중에서 또 더 고귀한 왕 중 왕을 뽑는다는 것은 어쩌면 무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한국문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떠한 의견이든 수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라는 문학적 힘을 빌어 이 글을 쓴다.

이번에, 신춘문예에 당선된 시들을 모아놓고 ‘신춘문예 당선작의 왕중왕 전’을 진행하는 방법은 시 문장의 팽팽한 긴장감이 전체의 골격을 유지하고 있는가, 문법적 기능이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가, 언어의 불필요한 낭비가 있는가, 문장들의 표현 및 전개가 명확한가, 시의 전체적인 치밀성과 함축성, 그리고 시어의 상징성, 주제에 대한 집중력과 시의 운문성, 독자로 하여금 시를 계속하여 읽게 하는

어떤 작품들은 “이런 작품도 신춘문예의 당선작이 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약한 작품들도 보였다. 시가 시다워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보았다. 가작으로 선정된 작품이 당선작만큼 좋은 작품도 있었다. 문법의 오류도 드러나고 있었다. 이런 점은 우리가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요즘엔 교과서 외의 시들을 많이 인용하기도 하는데 학생들이 문법적으로 잘못된부분에 대해 질문을 하면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시 창작품이 문법을 탈피하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즉, 문법을 벗어난 문장의 효용이 시적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고 문법 오류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면 한글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잘못 가르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교과서 외의 시’로도 그 작품이 채택되지 못할 수도 있다.

신춘문예 시들을 다 분석하여 일일이 나열하다 보면 이 글이 너무 길어질지 모른다. 그래서 각 작품들에 대해 간단히 몇 마디씩만 언급해 보기로 한다. 그래서 이 분석 자료가 각 작품들의 시 전체를 분석한 내용의 전부가 아니라 몇 가지씩만 예로 들었음을 밝힌다. 그래도 꼭 해야 될 말들이 있을 때는 글이 길어져 있는 작품도 있음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우선, 순위를 매겨보았다. 1번에서 30번까지 순위가 매겨졌다. 이 순위는 시적 긴장력과 시 전체의 치밀성을 따져서 시어의 긴장력과 시 전체의 치밀함에서 완성도가 높은 시를 우선순위로 올리는 것이므로 어느 시가 더 좋다거나 더 나쁘다고 판단하는 기준이 아님을 밝힌다. 이와 반대의 경우로 순위를 매겨보기도 했는데 그때에는 30번이 1번이 되었다.

이 1번과 30번까지의 순위 또한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고자 노력했으나 주관이 섞일 수도 있음은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이해하기 바란다. 그 순위에 대한 작품 분석은 다음에 이어진다.

♣ 2008 신춘문예 시 당선작들의 시적 긴장력 순위

1,어떤 사랑에 대해(이성이) / 영주일보(뉴스제주) 당선작
2.구두 수선공(최일걸) / 광주일보 당선작
3.오리 떼의 겨울(이지현) / 전북일보 당선작
4.책장애벌레(이종섶) / 대전일보 당선작
5.너와집(박미산) / 세계일보 당선작

6.우리집 등나무(고덕주) / 창조문학신문 공동당선작
7.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유희경) / 조선일보 당선작
8.하모니카 부는 오빠(문정) / 문화일보 당선작
9.가벼운 산(이선애) / 서울신문 당선작
10.파문(이장근) / 매일신문 당선작

11.추운 바람을 신으로 모신 자들의 經典(이은규) / 동아일보 당선작
12.페루(이제니) / 경향신문 당선작
13.명함(김지고) / 전북 중앙신문 가작
14.대추나무(김일호) / 경남신문 당선작
15.가을에 대한 짧은 소견(이상미) / 창조문학신문 공동당선작

16.나의 아름다운 세탁소(박문혁) / 무등일보 당선작
17.경건한 설거지(노기민) / 전북 중앙신문 가작
18.여자의 풍선(오자영) / 경남일보 당선작
19.차창 밖, 풍경 빈 곳(정은기) / 한국일보 당선작
20.마농꽃이 걸어서 우체국에 간다(이언지) / 국제신문 당선작

21.그 흰 빛(박지선) / 불교신문 당선작
22.나무는 나뭇잎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조혜정) / 영남일보 당선작
23.예의(조연미) / 부산일보 당선작
24.낡은 의자(양호진) / 동양일보 당선작
25.대동여지도(조다윗) / 전남일보 당선작

26.소라의 집(김정임) / 강원일보 당선작
27.오월의 잠(이은실) / 한라일보 당선작
28.가족(조성식) / 농민신문 당선작
29.꽃신 외1편(김소연) / 경인일보 당선작
30.바람의 일(공인숙) / 전북도민일보 당선작

♣ 2008 신춘문예 시 당선작품 분석 / 박인과 문학평론가


어떤 사랑에 대해

-이성이-

설거지를 하다 그릇끼리 끼었다
하나가 등 뒤에서 껴안은 상태인데
흔들어도 보고 세제를 발라 살살 달래 봐도
도대체 떨어지지 않는다
오롯한 집중, 자세히 보니
신기할 정도로 꽉 붙어버렸다
서로 다른 그릇이 이렇게 부둥켜안으려면
그럴 수밖에 없는 어떤 이유가
서로의 몸에 음각(陰刻)으로 새겨져 있었을 게다
오랫동안 서로를 찾았을 것이다
싱크대 모서리에 깨지지 않을 만큼 탁탁 쳐도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깊게 포개지는
불안조차 더 큰 결합으로 만들어버리는
숨찬 저들의 포옹
더 이상 그릇 구실을 못하게 된
결사적인 포옹이 눈부시다
꼭 낀 유리그릇 한참 만지작거리다가
옆에 그대로 놔둔다
때로는 사랑만이 필요할 때가 있다
(다음날인가, 둘은 저절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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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이씨의 다른 출품작>


자반고등어를 생각하며

-이성이-


시장에서

금슬(琴瑟) 좋은 부부 같은

자반고등어 한 손을 사왔다

겹쳐있던 몸을 떼어내니

움푹 패인 흔적들이 여기저기

함께 절여졌던 세월만큼

깊게 패여 있다

무엇엔가 눌려도 서로에게 뿐이

줄 수밖에 없었던 그러나 다 받아 안은

서로의 상처

시퍼런 속 다 파내고

더 이상 아픔 없는 사랑이 되었다는 말이

입안을 뱅뱅 맴돌지만

말할 수 없었다

금슬 좋다는 말도 아프다


저녁 식탁에 앉아 있는

남편의 등 뒤에서

내 등지느러미를 재어본다



1. ‘어떤 사랑에 대해’(이성이, 뉴스제주) 분석

이성이의 이 작품에서 ‘끼었다’란 시어에 대해서 언급하면, 문장과 동사의 형태를 살펴보아 자동사로 쓰인 “(연기·안개·구름 같은 것이) 퍼져서 서리다” 등의 뜻으로 사용되었어야 맞는 문장이다.

동사의 과거형(었)을 보면 더욱 이 쓰임이 자동사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끼이다’의 준말인 ‘끼다’의 형태를 활용한 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끼이다’의 뜻이었으면 ‘끼였다(끼이었다)’로 사용되는 것이 더욱 알맞을 것이다. 그런데 ‘끼이다’의 뜻으로 사용되어도 그릇끼리(두 개의 그릇이) 서로 끼었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이 시에서는 표현의 잘못이 드러난다. 이 시에서 그릇 하나는 ‘등 뒤에서 껴안은 상태’라고 진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시어는 ‘끼이다’의 뜻으로 혹은 ‘끼였다(끼이었다)’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 뜻이 아니면 이 시는 탱탱한 긴장력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그런데 이 시가 시적 긴장력을 획득하고 있다는 것은 ‘끼였다(끼이었다)’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끼이었다(끼였다)’로 사용하지 않은 이 ‘끼었다’는 부적절한 표현이 된다.

물론 작자에 의해 ‘끼었다’와 ‘끼였다(끼이었다)’를 같은 뜻으로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좀 더 정확한 표현법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끼인 상태’를 ‘포옹’으로 살짝 바꿔놓고 있다.

앞의 시어 “등 뒤에서 껴안은 상태”가 ‘포옹’으로 뒤바뀐 것이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이다. ‘포옹’이란 서로 앞을 보고 껴안는 것이다. 이러한 부적절한 시어들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는 독자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하며 시적 극대화를 이루고 있어서 성공한 시라고 할 수 있다(시는 일상의 언어를 탈피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병택 기자/저작권자 ⓒ뉴스제주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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