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제주 4·3 사건을 좌익의 반란으로 규정

국방부는 18일 근·현대사 교과서에 수록된 현행 25개 문항의 수정을 요구했다.



 


국방부는 제주 4·3 사건을 좌익의 반란으로 규정하고, 전두환 정권을 미화하는 등 교과서 내용을 바꿔달라는 입장을 교육과학기술부에 보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안규백 의원(민주당)이 공개한 국방부의 '고교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개선 요구' 문건에 따르면 국방부는 '제주 4·3 사건'을 '대규모 좌익세력의 반란 진압 과정 속에 주동세력의 선동에 속은 양민들도 다수 희생된 사건'으로 기술토록 요구했다.



 


문건은 "1947년 3·1절 기념식 뒤 시가행진을 하던 군중에게 경찰이 발포한 사건이 4·3 사건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대한교과서 내용을 지적하면서 "공산당 조직이 배후에 있고 경찰 발포는 군중 투석에 따라 시작됐는데, 발포 사실만을 지적해 사건을 왜곡시킨다"고 주장했다.



 


문건은 또 "전두환 정부는 권력을 동원한 강압정치를 했다"는 금성출판사 교과서 내용을 "전두환 정부는 민주와 민족을 내세운 일부 친북적 좌파의 활동을 차단하는 여러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바꾸도록 요구했다.



 


'전두환 정부의 강압정치와 저항'이라는 단락의 제목은 '전두환 정부의 공과와 민주화세력의 성장'으로 수정토록 요청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도 "반공정책을 친일파 처리문제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이승만 정부는 반민특위 활동에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한 천재교육 교과서의 문장을 "이승만 정부는 친일반민족자에 대한 처벌법을 만들어 559명을 조사하고 38명에게 유죄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사회안정과 반공체제가 시급해짐에 따라 철저한 처벌로 가지 못했다"로 바꾸도록 요구했다.



 


금성출판사 교과서의 '이승만 정부의 독재화'라는 단락의 제목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립시킨 이승만 대통령'으로 바꾸도록 요청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다룬 '헌법 위에 존재하는 대통령'이라는 금성출판사 교과서 단락의 제목을 '민족의 근대화에 기여한 박정희 대통령'으로 바꾸도록 요구했다.



 


좌익세력의 항일운동을 다룬 일부 교과서 내용에 대해선 "공산주의자들이 독립운동의 주역이었던 것 처럼 오인될 수 있다"며 축소를 촉구했다.



 


한편 국방부 관계자는 18일 "5공화국 정권과 4.3사건에 관한 수정요구 내용 중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실무자 개인의 어떤 걸러지지 않은 견해가 전달된 부분이 있다"며 "수정 요구 내용을 고쳐서 다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뉴시스


 


<고병택 기자/저작권자 ⓒ뉴스제주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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