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정치' 논란...박근혜 정부 조기 레임덕 우려

박근혜 정부 출범 1주년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정원 대선개입 등 미해결 과제의 잔존과 더불어 공기업 민영화 논란 등 현 정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점차 격양되고 있다.

또한 최근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에 영향을 받은 국민들이 현 정권을 앞 다퉈 비난하기 시작했으며, 시민·노동단체는 박근혜 정권 퇴진 촉구 운동 및 촛불집회 등을 불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0일 발표한 12월 셋째 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48%로 지난 주 대비 6%포인트 낮아지며 5월 이후 처음으로 다시 40%대의 지지율에 머무르게 됐다.

특히 여론조사에 참여한 이들은 부정적 평가의 가장 큰 이유로 ‘소통미흡'(20%)을 꼽았다.  

이처럼 박근혜 식 ‘불통정치’가 전국을 넘어 제주에서도 소규모 폭풍을 일으켰다. 지난 19일 오후 5시 제주시청 앞은 피켓을 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개인적인 친분으로 모였다는 이들은 예상된 인원 없이 오로지 ‘한 뜻’으로 ‘한 자리’에 모이기로 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들은 제주시청 앞에 모여 구세무서사거리를 돌아 광양로터리에서 다시 시청까지 피켓을 들고 도는 거리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에 참여한 김국상(46, 회사원)씨는 “박근혜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이하는 현재 1주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대선개입, 철도 민영화 등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며, “이외에도 국민들을 생각과는 달리 공약과 다른 행보를 펼치고 있는 박 대통령을 보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건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나서게 됐다. 언론보도나 여론을 봐도 1년밖에 안된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에 빠졌다는 말들이 많다”며 시위에 참석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현치훈(27)씨는 최근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현 씨는 “젊은 사람으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정원 부정선거와 사이버사령부, 정당해산, 채동욱 검찰 총장 해임 등 대선의 결과를 바꿀만한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의일색인 언론을 보고 우리나라 언론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이는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느냐”며 말을 이어갔다. 현 씨는 이번 시위뿐만 아니라 국정원 선거개입 논란이 한창일 당시 촛불문화재에도 참여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위에 참여했으나 신분을 밝히기 꺼린 한 제주도민은 최근 이정현 홍보수석이 “저항에 굽히지 않는 게 불통이라면 5년 내내 불통 소리를 듣겠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이는 전쟁선포와도 같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이번 시위에 참여하게된 것은 안타까움, 서운함 등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전하며 “국정 운영에 대한 반성 없이 국민들을 어루만져주긴 커녕 민영화를 진행한다는 서민들과 정반대 행보를 하고 있다”고 격노했다.

이처럼 전국이 들끓고 있다. 박근혜 식 ‘불통정치’가 얼마나 나은 살림살이를 가져다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국민들의 ‘정치 불신’에 기여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민심을 바로 아는 것이 소통의 첫 걸음이자 시작이며 ‘국민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한편, ‘안녕들하십니까’는 지난 10일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 주현우 씨가 철도 민영화, 부정선거의혹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게시함으로 시작됐다.

이어 ‘안녕하지 못하다’는 화답성 대자보가 전국에 퍼지며 제주한라대학에 이어 제주대학교에도 게재됐으나 지난 18일 교육부가 “면학 분위기 유지를 위한 생활지도 협조‘를 명목으로 ’대자보 차단‘ 공문을 발송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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