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

제주가 낳은 인물이 도민 곁으로 돌아왔다. 그는 1993년 농림수산부 기획관리실 실장을 역임하다 1993년과 1995년 제주행정의 대표 명장이 됐었고, 이후 1999 제8대 축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축산업 발전에 큰 힘을 보인 인물이다.

사회일각에서는 “그가 있어 제주가 발전하게 된 것이다!”, “다시 그 사람이 우리 곁으로 온다면 제주는 한층 더 격상 될 것이다!” 등 도민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오던 사람이다.

바로 그 사람이 ‘신구범(72) 전 제주도지사’다.

신 전 도지사는 온 갖 우여곡절과 정치적 격량(激浪)속에서 정신력 하나만 가지고 버틴 사람이다. 특히 다른 이들보다 탁월한 능력과 판단을 가지고 있어 제주정계에서는 이미 ‘승부사’로 정평이 나있다.

그가 이처럼 승부사로 전평이 나 있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첫째로는 ‘도민에 대한 사랑’이며, 둘째는 “백성의 마음이 곧 하늘의 마음과 같고, 백성의 마음을 저버릴 수 없다.”라는 옛 조상들에 가르침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뉴스제주는 신구범 전 도지사와 만남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자리에는 주)뉴스제주 남우엽 대표가 진행했다.

▲ 좌)뉴스제주 남우엽 대표 우)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

▲제31대 제주도지사를 끝으로 “더 이상 정치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공식선언했지만 내년 지방 선거를 앞두고 최근 출마를 선언하셨는데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은 무엇인가?

최근 제주사회 일각에서는 ‘제주3김’에 대한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는 아마도 새로운 인물이 제주도정을 맡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저를 포함해 김태환 전 지사, 우근민 지사는 서로 동년배이기도 하다. 더구나 세 사람이 제주도지사를 지낸 기간은 무려 20년이다. 일각에서 이러한 목소리가 일고 있는 것에 대해 공감은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배경보다 진심으로 제주사회를 걱정하고 산재한 현안들을 풀어갈 수 있는 인물에 집중 했으면 좋겠다.

현재 제주사회는 정상적으로 가고 있지 못하다. 발전가능성이 농후하지만 그에 비해서 덜 성장하고 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최근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제주도민은 갈등을 풀어내는 노력과 능력들을 풀어낼 수 있는 지도자를 기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에는 풀어야할 현안들이 너무 많다. 특히 강정주민 인권문제와 쓰레기매립장신설, 외국인 급증에 따른 시설부족, 1차 산업 붕괴 조짐 등으로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된 원인과 해결책이 있다면?

이러한 원인은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제주비전의 부제를 들 수 있는데 현재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문제는 제주가 더 성장했느냐 덜 성장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논의조차 이루진 적이 없다.

또 하나는 리더쉽의 부재를 들 수 있다. 리더쉽을 바탕으로 도민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추진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시점인데 지금 제주에는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는 역략있는 인재가 부족하다. 해군기지인권 문제를 비롯해 쓰레기매립장 문제,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관광객 증가 문제 등이 있겠지만 특히 올해 재선충과 관련한 일은 리더쉽의 부재를 반증하는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제주는 ‘부익부 빈익빈’으로 불려 질 만큼 지역 경제가 최악이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있다면?

최근 사회조사결과에 따른 발표를 보면 제주도사람들이 하층민에 속한다고 대답한 사람이 무려 49%가 넘는다. 이는 거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다. 반면 내가 상층민에 속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2%에 불과하다. 결국 우리가 우려하던 양극화가 오면서 중산층이 붕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밑바탕을 보면 결국 경제적인 문제를 들 수 있는데 다. 제주사회는 정책을 올바르게 결정할 수 있는 정치시스템과 능력들이 상당히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공익을 전제로 한 정책과 도민들의 시민의식, 이 두 가지가 제대로 갖춰진다면 우리사회를 발전시키는 동력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는 젊은 층에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젊은 층의 현실은 취업과 학업성적 등에 의해 관심조차 두지 못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우리 또한 젊은 세대들에 대해 편견이나 오해가 있을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여자친구 만나서 일자리 얻고 개인의 삶을 추구할 것인가 하는 오해를 가질 수 있는데 최근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작성한 한 친구를 만난 적이 있다. 그 친구를 만나면서 느낀 것이 이 친구들이 사회문제에 대해 결코 무관심하거나 냉대한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우리 기성세대들이 잘못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젊은 층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것 역시 일종의 편견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잠재력을 이끌어 주는 것이다. 소위 사회경제적인 여건을 갖춰주는 것은 바로 기성세대의 몫이라 할 수 있다.

 


▲고희범 위원장이 최근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정당 가입을 염두해 두고 있는 것인가?
그동안 정당선택으로 고심을 하기 보다는 내가 어떤 정책을 갖고 지사를 출마할 것인가에 대해 더욱 고심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정책발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데 정책준비가 마무리 되면 이후 정당가입을 고민할 것이다.

고희범 위원장이 제안한 것과 관련해 저는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 이유는 고희범 위원장과 저는 정책과 정치적 관점에서 공통점이 상당히 많다. 저희도 고희범 위원장에 대해 우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제안이 고맙게 느껴지는 것이다.

▲본격적인 선거유세가 시작되면 상대 후보들은 비난과 지적을 일삼는 것이 오랜 전통이다. 때문에 투표권자들은 적지 않은 실망을 매번 느끼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있다면?

유권자들, 즉 도민들에 입장에서는 상대 후보를 비난하는 것에 대해 실질적으로 영향을 받기도 한다. 적어도 후보자들은 도민들에게 거짓을 이야기 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2가지를 행하고 싶다. 하나는 정책선거를 하는 것이고 둘째는 제주사회의 괸당문화를 뿌리 뽑는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잘못된 선거관행을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주도 취업률은 전국 상위권인 반면, 이직률은 1위, 근로환경 하위, 급여수준 하위 등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

임금수준을 포함해서 근로조건이 열악한 것은 제주도에는 큰 기업이 없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시장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동문시장을 방문해 중소상공인들을 만났다.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준비들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적, 인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이 뒷받침 되야 한다.

▲올 한 해 동안 제주정치와 행정분야에 대해 개인적인 평가를 내린다면?

현재 제주행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특별자치도에 관한 것이다. 특별자치도는 하늘이 주신 기회이다. 국가의 통치권을 누가 쪼개서 줄 생각을 했겠는가. 고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제주도를 미국의 연방정부처럼 만들고 싶어 했다. 특별자치도가 된지 벌써 7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해 놓은 게 없다. 특별자치도가 출범된 지 한참이나 지났음에도 실적이 너무 초라하다는 것이다. 가령 제주도와 인구수가 비슷한 안양시와 비교해 봐도 알 수 있다. 안양시 공무원은 1600여명 가량 된다. 반면 제주의 공무원 수는 5000여명이 넘는다. 이는 제주도가 효율적으로 일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능력에 비해서 너무 초라한 성적표다. 이 문제는 반성해야할 필요가 있다.

만약 내년 선거에서 제가 당선이 된다면 첫 번째 공약사항으로 ‘특별자치도 완성‘을 내걸고 싶다. 특별자치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완전분권과 완전자치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완전분권은 정부와의 문제이다. 그래서 완전자치가 시급하다. ’특별자치도의 완성‘을 통해서 제주도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새해를 맞아 도민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선 도민들의 절반이 스스로 하층민으로 생각할 만큼 제주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문제는 정치적인 책임이 크다고 생각 한다. 이에 대해 늘 죄송하게 생각 한다. 제가 만일 내년 선거에서 지사가 된다면 제주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 노력할 것이며 더불어 제주경제의 규모를 키우고 도민들의 삶이 질을 높이는 데 온 힘을 쏟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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