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새내기 전광인(23)이 2013~2014시즌 V-리그 신인왕과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두 가지 목표에 도전한다. 사진은 지난해 12월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정규 리그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는 전광인의 모습.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제공) 2013.12.3. 2014-01-09
"신인왕과 아시안게임 우승,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올 시즌 남자 프로배구 강력한 신인왕 후보 전광인(23·한국전력)에게는 또 하나의 도전 과제가 있다.

오는 9월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우승이 바로 그것이다.

새내기 루키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인상은 생애 한 번 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전광인은 경기대 3인방 송명근(20)·송희채(21)·이민규(21)가 러시앤캐시 창단을 등에 업고 1년 먼저 V-리그에 풀리면서 때아닌 신인왕 경쟁을 벌이게 됐다.

전광인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정상적으로 이번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 나온 반면 송명근 송희채 이민규는 1년 월반했기 때문이다. 이들말고는 뚜렷한 신인왕을 다툴 후보군이 없기에 전광인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한국전력은 지난 8월 있은 2013~2014시즌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전광인을 선택했다. 어찌 보면 당연해 보였던 한국전력의 선택은 오래 지나지 않아 역시 최고의 한 수였음이 입증됐다.

전광인은 올 시즌 16경기에 나서 330득점(이하 9일 기준)으로 이 부문 6위를 달리고 있다. 각 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는 전광인이 단연 톱감이다.

공격종합 3위(성공률 56.19%)·오픈공격 2위(51.57%)·후위공격 2위(61.76%)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점령한 전광인은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소속팀 한국전력 신영철(40) 감독은 "전광인이 웬만한 용병에게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 혼자서 팀을 먹여 살리고 있다. 동료들의 지원을 조금 더 받는다면 훨씬 더 좋은 기록을 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단 한 번의 기회는 비단 신인왕 뿐만이 아니다. 안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도 선수생활에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국 남자배구는 지난 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의 금메달을 시작으로 2006도하아시안게임까지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가 지난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때 숙적 일본에 패권을 내줬다.

12년 만에 찾아온 안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통해 일본에 빼앗긴 금메달을 되찾아오겠다는 계획이다.

그 중심에 전광인이 있다. 진주 동명고 시절부터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전광인은 2011년 체질 개선에 나선 박기원(62) 감독의 눈에 띄면서 성인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형들과의 경쟁은 전광인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전광인은 최대 장점인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대표팀에서 자신의 입지를 넓혀 나갔다.

여드름 자국이 선명한 성균관대 1년 시절인 2011년 전광인은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 쿠바를 27년 만에 꺾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당시 전광인을 앞세운 한국은 월드리그 1주차 대회에서 쿠바를 3-0(25-20 29-27 25-18)으로 완파했다. 혼자서 20득점을 쏟아부은 전광인은 최홍석(15득점)·신영석(15득점) 등 선배를 제치고 가장 많은 점수를 냈다.

이후 어김없이 대표팀 부름을 받은 전광인은 지난해에도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 예선과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누볐다.

특히 문성민의 부상으로 탈락 위기에 빠졌던 지난해 FIVB 월드리그에서 득점 7위에 오르는 맹활약으로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전 대회에서 구긴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한국은 전광인이 있기에 든든하다.

아직 대표팀 감독도 선임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전광인의 대표팀 주전 공격수 자리는 떼논 당상이다.

문성민(28·현대캐피탈)·박철우(29·삼성화재)·곽승석(26·대한항공)등의 고참이 팀의 무게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광인은 송명근과 함께 대표팀 공격수 자리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게임은 병역혜택을 위해서라도 매력적인 카드다.

병무청은 지난해 11월 포인트제로의 전환은 유지하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한해서 병역혜택을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향으로 체육요원제도 개정안을 가다듬었다.

전광인이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군입대 대신 4주간의 군사훈련만 받으면 된다. 이는 분명히 향후 있을 자유계약(FA)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 전광인에게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된다.

전광인이 신인왕과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2014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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