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달리 큰 수해(水害) 없이 9월이 지나감에 절로 안도의 한숨을 쉬어본다.
코스모스가 피어남을 신호로 밭담 위로 보이는 감귤의 알갱이가 탐스럽게 굵어져가고 있다. 풍년을 기대하는 농부의 마음은 항상 같건만, 불안한 대내외의 경제사정과 지구 온난화로 인한 남해안 일대의 감귤농사 확대는 제주 감귤 농가들의 주름살을 깊게 하고 있다.
그간 살을 자르고 뼈를 깎아내는 심정으로 간벌을 진행하였던 제주특별자치도와 농민들의 마음속을 어찌 한 줄 글로 위로 할 수 있을까 만은 일상에서 겪었던 작은 에피소드로 그들을 위로 하여볼까 한다.
육지부에 있는 지인의 딸이 임신을 하였는데, 입덧이 심해 음식을 입에 대지 못한다는 것이다. 임신을 하니 신맛에 대한 욕구가 생기고 자연스럽게 석류 등의 신맛의 과일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문득 떠오르는 우리지역의 과일이 있었다. 그건 바로 하귤(夏橘)이었다. 우리네 시골집 마당 어디에나 한두 그루 정도는 심어져 있다. 하지만 신맛이 강해 과일을 따더라도 돈을 주고 사고파는상품으로 여기지 않아 농가의 창고에 보관되었다가 여름이 되어서야 설탕을 뿌려 잠깐 맛보는 그런 귤들 뿐이다.
지인에게 나는 하귤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신맛도 강해 안성맞춤이거니와 꿀이나 설탕을 뿌려 먹으면 양이 많아 임산부의 배고픔도 해결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반신반의하던 지인은 농가의 마당에서만 키우기에 농약이라고는 하나도 뿌리지 않는 무공해 과일이라는 말에 크게 반기며 나에게 구해 달라는 부탁을 한다. 시골로 달려가 하귤을 구해보니 역시 창고 속 컨테이너에 한 가득씩 담
시대가 웰빙을 추구하고 있고, 하귤의 최대 약점인 신맛을 임산부라는 특정고객의 신 수요를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림짐작을 해본다. 마케팅 전문가들이 모여 고민을 한다면 폭은 좁지만 수요층이 확실한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인증한 무농약 마크가 선명한 고급스럽운 포장을 한 하귤이 전국의 유명 백화점 선물코너에 놓여있으리라 여기고 상상의 나래
“처제가 임신을 했다는데, 이게 어떨까? 무농약에다가 임산부에게 적합한 신맛을 낸다잖아. 이걸로 사자고..... 좀 비싸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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