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계는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행정에서는 ‘비관적…’관측

제주도에는 예로부터 1년에 한 번 악귀와 악신이 없는 기간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할 수 있다는 ‘세시풍습(歲時風俗)’이 있다.

이 풍습은 대한(大寒) 5일부터 입춘 전 3일까지 총 7일을 뜻하는 것으로 이를 두고 제주도민들은 ‘신구간(新舊間)’이라 부르고 있다.

‘신구간’이란 길흉화목을 관장하는 지상에 모든 신(神)들이 천상(天上)으로 올라가 옥황상제로부터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아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는 기간으로 도민들은 도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마치 피난길과 같은 ‘이사전쟁’이 시작된다.

▲ ▲이삿짐을 옮기느라 정신없는 도민들.
이와 관련 이러한 풍습으로 때문에 관련업계는 때 아닌 ‘황금 특수대목’을 누리게 된다.

이삿짐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이삿짐 센터가 큰 수익을 벌 수 있는 기간은 바로 ‘신구간’이다.”며, “이 기간에는 보통 새벽 4~5시부터 시작해 저녁 8~9시에 끝난다.”고 그간 경험담을 알려줬다.

또한, 관계자는 “하루에 많이 하면 보통 2~3집정도 하는데 이보다 많이 하면 4집 이상도 한다.”며, “비록 육체적 노동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벌이가 괜찮다.”고 이번 신구간에 대해 어느정도 기대감을 표현했다.

한편, 도배업 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예전처럼 눈코 뜰새없이 바쁜건 아니지만 그래도 짧은 기간동안 평균이상 소득을 가져올 수 있어 괜찮다.”며, “우리같은 사람들은 일거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고 이삿짐 업체 관계자와 같은 맥락의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어 중국 음식점 관계자는 “평상시에 배달되는 짜장면은 보통 30~50그릇 정도에 머물렸지만 신구간 동안에는 이 보다 많은 60~100그릇이상 배달된다.”며, “하루매출로 따져보면 이는 7일동안 한달 매출 성과를 거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업체의 기대감과 달리 제주도는 ‘비관적인’관측을 내놓고 있다.

제주도에서 지난 수년동안 집계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약 1만여가구가 이삿짐을 꾸린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2007년 이후부터는 매년 5~10%이상씩 줄어들고 있어 관련업체의 기대감은 그리 쉽게 다가서지 못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은 아무래도 현대사회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오면서 신구간에 이사를 해야 된다는 관념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것 같다.”며, “예전과 달리 지금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관계자는 “보통 신구간에는 신축 주거용 건물들이 속속히 등장했었는데 지금은 거의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는 올해 신구간에 공급되는 주거지는 총1872세대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아파트 1393세대, 연립주택 340세대, 다세대주택 139세대 등으로 지난해 보다 5%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사를 하기 전에 미리 알아둬야 하는 상식 ’

이른 새벽부터 늦은 시각까지 이삿짐을 옮기다보면 어느새 하루가 금방 지나버린다. 또 짐정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정리해 나가야 할지 고민에 쌓이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전기와 인터넷, 수도, 가스 설치도 한몫 거둔다. 사전에 미리 계획한대로 원활하게 진행되면 아무런 문제가 될 수 없겠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예상 밖에 변수가 나타난다.

대표적인 상황이 가구와 전자제품 위치다. 해당 장소에 알맞은 가구가 들어서면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이와 달리 생각보다 좁은 공간이라는 것을 뒤 늦게 파악해 결국 해당 공간에 넣어야 할 가구가 다른 곳으로 옮겨 지게된다.

그리고 전기콘센트 역시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가구를 집안 곳곳을 누비며 짐꾼들은 매우 힘들어 하는 기색이 나오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 등을 사전에 해결하기 위해 제주시 건입동에 소재한 A업체 관계자는 “이삿짐을 꾸리기 이전에 우선 줄자를 준비하고 이사할 집을 먼저 방문하는 것이 좋다.”며, “그곳에서 자신이 생각해둔 가구 크기와 평수, 높이 등을 계산해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관계자는 “기존에 누군가 살았던 곳이라면 우선 벽에 설치된 콘센트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특히 배선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아두어야 한다.”며, “만약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무작정 이사를 하게되면 몇날 몇일을 집 정리에 매진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귀중품 보관과 이삿짐 업체 선정에 대해서도 당부했다.

“우선 귀금속이나 현금 등은 안전하게 따로 보관해 두어야 하며, 만약 이를 소홀리 하게되 분실하게 되는 날에는 업체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알렸다.

또한, 관계자는 “이삿짐 센터 선별시에는 각 시•도별 운송주선업협회에 등록된 업체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등록된 업체가 ‘피해보상이행보증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에 대해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계자는 “도내 업체 대부분이 개인 사업이기 때문에 이들 업체와 계약하기 전에는 서면계약서와 화물차량, 규모, 인력, 기타 서비스 등을 면밀하게 체크해 계약서에 서명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제주우편집중국과 제주시에서는 신구간동안 새로운 곳으로 주거지를 옮기는 도민들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우편집중국에서는 ‘주소이전 신고제도’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전․출입 등으로 주소가 변경된 경우 신청자가 직접 관계기관과 업체에 방문해 알려줘야 했었지만, 이를 새롭게 개편시켜 우체국 창구와 인터넷 우체국, 집배원 등을 통해 알려주면,

기존 주소가 아닌 새로 이전한 주소로 3개월간 우편물 등을 받아 볼 수 있다. 또한 온라인 인터넷 우체국(www.epost.kr)을 통해 신청하게 되면 더욱 더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한편, 제주시에서는 오래된 가구와 가전제품 등을 재활용하기 위한 ‘재활용마당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이사하는 시민들이 재사용 가능한 중고물품 등을 공개적으로 시민들에게 알려, 이를 필요로 하는 시민에게 전해주는 사업이다.

대상 품목은 가구, 가전, 의류, 도서 등 품목에 제한 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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