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2013~2014시즌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변신했던 이정수(25·고양시청)가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간다.

이정수는 제95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뛰었다. 그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일반부 1000m와 1500m, 8주 경기에 출전한다.

이정수는 28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전국동계체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13초53을 기록, 6위에 머물렀다.

공식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1000m에 나선 이정수는 "다 타봤는데 1000m를 타보지 못해 욕심이 났다. 쇼트트랙은 1000m와 1500m가 큰 차이가 없는데 스피드스케이팅은 차이가 크다. 1500m는 초반에 100% 힘을 쓰지 않는데 1000m는 초반부터 500m를 타는 것처럼 스타트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수는 동계체전을 마치면 3~4월 벌어지는 쇼트트랙 대표선발전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남자 1000m와 1500m 금메달을 따내 2관왕에 오른 이정수는 부상 여파로 2013~2014시즌 쇼트트랙 대표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신 후 스피드스케이팅 훈련에 매진, 2014 소치동계올림픽 출전을 노렸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스피드스케이팅 대표선발전에서도 탈락해 소치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이정수는 이후 계속해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뛰었으나 동시에 쇼트트랙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3월29일과 30일 태릉빙상장에서 타임레이스로 진행되는 2014~2015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 참가 자격대회가 열린다.

이것을 통과하면 4월5일부터 6일까지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2014~2015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치러지는 제29회 전국남녀종합쇼트트랙선수권대회에 출전, 태극마크에 도전할 수 있다.

이정수는 "올 시즌 스피드스케이팅을 경험했으니 이제 내 종목에 집중하겠다. 한 달 뒤에 있을 쇼트트랙 대표선발전을 준비할 것"이라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선발전 이전에는 거의 쇼트트랙을 타지 않았지만, 이후 꾸준히 훈련해왔다"고 밝혔다.

"스피드스케이팅을 새롭게 해봤고, 도움이 됐다"고 말한 이정수는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은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빙상 선수로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 경험이 쇼트트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소치올림픽에서 남자대표팀은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남자대표팀이 아쉬운 성적표를 들고 오자 밴쿠버올림픽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이정수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는 "정정당당하게 겨뤄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했기에 아쉽지는 않았다. 한국 선수들이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한국 쇼트트랙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랐다"고 전한 이정수는 "외국 선수들이 많이 좋아져 실력이 평준화됐다. 이전에는 한국 선수들끼리만 경쟁하면 됐다. 이번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외국 선수들을 견제하는 것도 필요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정수는 "외국 선수들은 체격 조건이나 순발력이 좋은데 거기에 스케이팅 기술까지 겸했다. 이제 쉽게 볼 수 없을 만큼 실력이 올라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치올림픽에 나섰던 한국 남자대표팀에 격려가 필요하다면서 "남자 선수들이 월드컵 대회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주위에서는 올림픽만 떠올리며 선수들이 부진한 성적을 내자 좋지 않게 본다. 빙상인의 한 명으로서 안타깝다. 선수들에게 격려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계체전이 끝난 직후 쇼트트랙 훈련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한 이정수는 "대표팀에 다시 뽑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정수는 "쇼트트랙 선수들은 직선 주로를 달릴 때 약점이 있는데 스피드스케이팅을 하면서 직선 주로에 강점이 생겼다. 전신을 써서 순간 스피드를 올리는 방법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대표선발전에서 선발되면 4년이라는 시간은 금방 간다. 선발된다면 실력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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