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 1> 현지 대사관에 파견하는 우리 경찰 인력을 늘려야...

지난달 필리핀 마닐라 현지에서 피랍되어 38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이모(22)양의 사건 전모가 밝혀졌다.

지난 9일 정부 당국자는 “필리핀 경찰이 납치범으로 추정되는 필리핀인 1명을 검거한 뒤 은거지를 수색하던 중 한국인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국자는 “이 여성의 시신을 남동생이 확인한 결과, 부패 정도가 심해 육안으로는 신원을 확인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복장이 피랍자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리핀 경찰이 이와 관련 우리 대사관 측에 DNA와 치과 진료 확인을 위한 협조를 요청해왔다”고 덧붙였다.

▲ 검거된 납치 피의자 29살 조셉 봉가나이 (필리핀112 제공)
뉴스제주에서는 필리핀 교민보호단체인 필112의 이동활 대표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보다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있었다.

이동활 대표에 따라 사건내역을 재조명 하면, 납치 살해된 이모(22)양은 사건 당일 마닐라 라샬대학 부근 집 앞에서 택시를 타고, 마비니 소재 00한국식당으로 이동 중 택시에서 납치되었다. 당초 단순 택시 강도 사건으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피해자가 한국인인 점을 노려 더 많은 돈을 노리고 납치 살해로 이어진 사건이라는 것.
이번 사건을 포함해 올해에만 4번째 발생한 한인사건으로 인해 마닐라 거주 한국교민들의 불안감은 더 늘어가고 있다.

특히, 범인을 검거 하는데 필리핀 파견 한국경찰인 서승환 경감(코리안 데스크)의 공이 컸다. 납치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서 경감은 곧 필리핀 납치전담부서와 협력해서 전담반을 구성하였고, 납치범과 문자를 주고 받으며, 범인의 위치 파악 및 검거에 주력했다.
납치범 일당이 이씨의 석방 대가로 요구한 금액은 천만 페소(우리 돈으로 약 2억 4천만원)이였고, 서 경감은 요구 금액을 주겠다고 피의자를 유인하여 납치 살해 피의자 29살 조셉 봉가나이를 현장에서 검거 할 수 있었다.

경찰은 조셉을 통해 유학생 이씨의 시신을 마닐라 북쪽 외곽 불라칸의 주택 정화조 안에서 찾아낼 수 있었고, 납치되어 몸값을 요구 하는 범인들에게 당일 살해되었음을 밝혀냈다.

필리핀 경찰의 조사결과 6명 이상의 공범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추적 중에 있으며, 검거된 피의자 조셉이 납치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추궁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에는 8만 여 명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그중 유학생이 3만 여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필리핀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매 년 100만 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교류가 많아지면서 한국 교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 또한 증가하고 있어 교민 사회의 불안감이 커지만 가고 있다.

급기야 정부는 지난 2010년 필리핀에 한국인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코리안 데스크’를 설치하였고, 한국 경찰을 파견했다.
해외에 한국 경찰이 파견된 것은 필리핀이 처음이다.

한편, 거주 교민들은 현지 대사관에 파견되는 한국 경찰 인원을 늘리는 등의 대책마련 등 날로 증가하는 한인 대상 범죄로부터 보다 높은 안전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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