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오백장군 돌이 되고 철쭉은 피고.


아들들이 돌아 왔다.
온종일 돌아다녀 배가 고픈 아들들은 허겁지겁 무정한 솥이 죽을 퍼 먹기 시작하였다. 그 어느 때보다도 맛이 좋았다.
맨 마지막 돌아온 막내아들이 가마솥 바닥을 긁는 순간 걸리적거리는 것이 있었다.
북두칠성(北斗七星) 국자로 뜨고 보니 사람의 뼈였다. 두개골(頭蓋骨)도 나왔다.

아! 이만한 기골이면!

불길(不吉)한 예감(豫感)과 함께 아버지가 보이지 않았다.
사방을 굴러 보았다. 그 어디서나 잘 보이던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

비명처럼 소리 합쳐 부르는 오백 함성이 메아리만 부악(釜嶽)에서 되돌아 울리어 왔다.

솥을 뒤집어 확인을 해 봐도 아버지가 분명 했다.

새로운 빛이 돋아나고 있었다. 시련(試鍊) 을 먹어야 자라는 빛이었다. 소용돌이를 건너야 볼 수 있는 빛이었다. 난관위에 펼쳐지는 정신의 빛이었다. 이어도의 불빛이었다.

극한(極限)의 슬픔과 회한(悔恨) 속에 아들들은 피 눈물을 다 흘리고 서서히 돌로 굳어 갔다. 침묵(沈黙)의 상징(象徵)인 돌, 영원(永遠)의 상징(象徵) 기억의 돌로 굳어 갔다.

설문대의 말씀, 밝음과 깨움을 처음 열기 시작한 땅,

그 땅의 뜻을 기억한 채, 영원한 기억을 내포한 채, 기억의 풀림까지 약속한 채, 이 지구(地球)의 원형질(原形質)인 돌로 굳어 갔다.
막내는 울며 뛰쳐나가 서쪽의 섬, 차귀도에서 장군바위로 굳어갔다.

오백장군들이 흘린 피 눈물이 한라산 등성이에 철쭉꽃으로 붉게 피어나기 시작 하였다. 온 산을 붉게 물들여 놓았다.
-긴 침묵 고요가 흐르고-
- 서서히 온유한 기운이 펼쳐지기 시작 하였다-


3. 이승의 첨병(尖兵) 갈옷군단.

빛이 돋았다.
새로 돋아나는 빛 속에서 정병들이 쏟아져 나왔다. 눈 부신 미래의 삽을 번쩍이며 수백(數百)만(万) 정병(精兵)들이 들판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대지의 색깔, 인내(忍耐)와 시련(試鍊) 극복(克復)의 색깔, 갈색(褐色)의 질박(質朴)한 갈옷위에 희망(希望)의 아침 빛과 영혼(靈魂)의 석양(夕陽)빛을 붉게 입히고 황금빛 첨단(尖端)의 깃을 단 이승의 첨병(尖兵)들이 미래(未來)의 삽을 들고 뛰쳐나와 들녘으로, 바다로, 세계(世界)로 퍼져갔다.

“이승의 첨병(尖兵), 갈옷 군단.”
“난관(難關)의 기동(機動) 타격(打擊)대(隊) 갈옷 정병(精兵)”

삶을 완전 무장한 시대의 정병들이 오름 봉 삼백예순 다섯 개의 365 혈(穴)을 통하여 대양(大洋)을 부르고 대륙(大陸)을 끌기 시작 하였다.

여신 설문대의 가르침, 설문대5기(器)의 상징적 틀을 시대적 사명감으로 굴리며, 설문대 실천철학 ,1인5기(氣)의 전인간화방안(全 人間化 方案)이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1인5기로 무장( 武裝)한 섬의 실천철학( 實踐哲學)이 섬의 정신체(精神體)를 단단히 굳히고, 인생의 바다위에 빛 그물처럼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부악(釜嶽)의 산정(山頂)에서 은하(銀河)를 당기고 하늘 뜻을 불렀다.
행동(行動)하는 기도(祈禱)가 바로 길이다. 도(道)다. 행동하는 기도가 바로 사랑의 실천이요, 자비(慈悲)의 실천(實踐)이요, 인(仁)의 실행이다.
행동하는 기도가 바로,
홍익인간(弘益人間)이 실행이요,
깨달음이요, 정토(淨土)다.

깨달음은 바로 생활 속에 있다.
실천철학(實踐哲學) 속에 있다.
격리된 사원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것도 아니요, 어느 특별
한 사람의 몫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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