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번하게 일어나는 '문콕테러‘피해… 운전자는 괴로워

▲ ▲아슬아슬해 보이는 차문.
얼마 전 직장인 강 모(29)씨는 회사 근처 주차장에서 일명 ‘문콕테러’를 당했다. 퇴근하려고 주차장을 나섰는데 차량 문 표면 부분이 찌그러져 있던 것이다.

결국, 강 씨는 자신의 차에 흠집 낸 차량을 찾겠다며 며칠 동안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을 샅샅이 살피기 시작했고, 마치 자신이 CSI가 된 마냥 각종 촬영장비까지 동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해 차량을 찾겠다는 의지는 점점 떨어졌고, 결국 주변인에 설득 끝에 가까운 차량정비소를 찾아가 수리를 맡겼다.

한편, 자영업자 이 모(35)씨도 비슷한 경우를 경험했다. 도내 관공서에 잠시 볼 일이 있어 주차장에 잠시 차를 세웠는데 한 시간 뒤, 돌아와 보니 강 씨처럼 문손잡이에 흠집이 나 있던 것이다.

이 씨는 자신의 흠집난 자신의 차량을 보고 크게 격분하기 시작했고, 블랙박스에 저장된 영상을 며칠간이나 살폈고, 의심되는 차량은 관공서 경비실에 부탁해 CCTV 영상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그의 노력도 강 씨처럼 결국 물거품으로 끝이 났다. 주차장에 설치된 CCTV는 원거리요 녹화된 것이어서 차량번호가 명확하게 확보되지 않았고, 특히 이 씨 옆에 주차되어 있던 차들이 여러 번 바뀌기도 했다.

결국, 그도 가해차량 찾는 것을 포기하고 가까운 정비소를 찾아 수리를 맡겼다.

이와 관련 이 씨는 “정말 속상하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그는 “다시는 이런 일 당하고 싶지 않다.”며, “한 번만 더 테러당하면 경찰에 신고해서 반드시 가해차량을 찾아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 씨도 “내가 신차 구매한 지 6개월도 안 돼서 이런 일 당했는데 정말 화가 난다.”며, “다시는 이런 일 당하지 않으려면 블랙박스를 추가 설치해서 다녀야겠다.”고 피력했다.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제주도 인구수와 대비해 차량보유가 많기 때문이다.

道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자동차 등록 대수가 총 33만 4426대로 전년도와 비교해 13.5% 늘었고, 월평균 3328대, 하루 평균 109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차종별 총 등록 대수로는 승용차 24만 7543대(전년도 24만 4천941대), 승합차 1만 9659대(전년도 1만 8562대), 화물차 6만 523대(전년도 6만 366대), 특수차량 701대(전년도 585대)다.

결국, 제주도내 가구당 차량 보유 대수는 2~3대로 전국 16개 시ㆍ도중 가장 많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 주차공간이 너무 비좁아…

매년 상·하반기가 되면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기존 차량기능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신차를 내놓는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큰 관심을 보이며 신차의 유혹에 빠져든다.

특히 편안한 내부와 튼튼한 외관, 세련된 디자인 등은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차량이기 때문에 차량생산 업체에서는 눈높이에 맞추려고 차량 크기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

그렇지만 이와 달리 주차공간은 매우 더딘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에서는 ‘주차장법 시행규칙’을 신설했다.

내용에 따르면 주차대수가 50대를 넘는 부설주차장의 경우 너비 2.5m의 확장형 주차공간을 30% 이상 설치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는 기존 주차장이 아닌 새로 신설되는 주차장에서만 적용된다는 것.

기존 주차장의 주차단위구획은 '주차대수 1대당 너비 2.3m 이상, 길이 5m 이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차량의 대형화 추세를 고려하면 '너비 2.3m'는 넉넉지 않다.

이러한 현실에서 만약 그랜드 카니발(폭 1985㎜)과 베라크루즈(폭 1970mm), 그랜드 스타렉스(폭 1920mm) 등이 나란히 주차되어 있으면 차 문을 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억지로 차문을 연다면 이는 말 그대로 ‘문콕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아지게 되며 결국 차 문을 안전하게 열 수 있는 공간은 적어도 80㎝ 정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차량 전문가는 “자동차 관련 법규가 옛날 기준으로 유지되다 보니 지금 도내 곳곳에 설비되어 있는 주차공간이 작은 것이다.”며, “특히 요즘 차들이 폭이 넓어서 비좁은 주차공간에 문을 여닫는 것은 무리수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가는 “가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문콕테러’ 때문에 빈번하게 싸우는 운전자들을 볼 때가 있는데 솔직히 ‘공간만 좀 넓었으면…하는 생각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 ▲조심스레 차문을 열고 있는 강 씨.
# “내 차는 내가 지키겠다!”

‘문콕테러’를 피하는 방법은 오직 사전 예방뿐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피해를 볼 수기 때문에 예방법이 무엇인지 면밀하게 알아두는 것이 좋다.

첫째로 주차할 때 정해진 주차구획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본인 스스로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수로 옆 차량에 피해를 준 경우, 반드시 피해차량 운전자에게 연락을 취하거나 혹은 메모를 남겨야 한다.

이어 두 번째로는 동승자가 있으면 ‘조심히 열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평소 무의식적으로 차 문을 열던 습관 때문에 장소구분 없이 습관처럼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운전자 스스로 주차공간 확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인구가 밀집된 지역일수록 주차공간은 매우 비좁기 마련이다. 네 번째로는 될 수 있으면 목적지와 가까운 곳에 주차하기보다는 여유 공간이 많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섯 번째는 대형 음식점과 호텔, 극장 등에서 제공되는 주차요원 운전 실력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좋다. 특히 차량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종사원일수록 더욱더 살펴봐야 한다.

이유는 일부 종사원들이 엘리베이터에 차량을 진입시키는 과정에 앞 범퍼에 뜻하지 않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종사원 과실이 명백할 경우 업체에 피해보상을 요구해 받아 낼 수 있겠다. 하지만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찾은 곳인데 오히려 스트레스 받게 되는 시간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차요원이 나이가 매우 어려 보이거나 혹은 미덥지 않은 직원인 경우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여섯 번째는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에서 뛰어다니는 어린이들을 조심해야 한다. 걷는 것보다는 뛰어다니는 것이 대부분의 어린아이에 습관이기 때문에 간혹 주차장에서 넘어지면서 아이 손에 든 장난감이 차 외관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건물 주차장에 주차할 때 어린이가 타고 있으면 가급적 직접 문을 여는 것보단 운전자가 문을 열어 주는 것이 좋다. 간혹 일부 어린이들이 ‘문콕테러’를 일으키는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곱 번째로는 자신의 옆의 차량 번호와 관리 상태를 꼼꼼히 관찰하는 것이 좋다. 이는 ‘문콕테러’를 당할 경우 가해차량을 찾기 위한 근거자료로 쓰이기 위함이다.

여덟 번째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차량 용품을 이용하는 것이다. 최근 ‘문콕테러’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차량 용품 업체에서는 이를 예방하기 위한 스펀지나 도어가드, 경보, 블랙박스 등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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