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 내려놓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

 
고액 수임료 수수에 따른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여온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28일 오후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지난 22일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지 불과 6일 만이다. 안 후보자는 사퇴의 변으로 '현정부의 부담'과 더불어, 총리 후보자 지명 이후 가족, 의뢰인등이 겪은 고통을 꼽는 등 그동안 인간적 고뇌가 적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안대희 총리 후보자는 이날 오후 5시 정부중앙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전격 발표했다.

안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더 이상 총리 후보로 남아있는 것은 현 정부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저의 버팀목과 보이지 않는 힘이 돼준 가족과 저를 믿고 사건을 의뢰한 의뢰인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버겁다"고 밝혔다.

그는 "전관예우라는 오해나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했다. 억울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을 늘 지지하고 이들의 편에 서는 것도 잊지 않았다"면서 자신에게 쏟아진 숱한 의혹에 대한 억울함도 내비쳤다.

안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지명된 후 전관예우를 비롯한 여러 의혹으로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켜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이젠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국민께 약속한 부분은 성실이 이행 하도록 하겠다. 그간 국민이 보내준 분에 넘친 사랑에 깊이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자는 미리 준비해온 원고를 읽고 난 뒤 취재진의 질문 공세에도 침묵을 지킨채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안 후보자는 지난 22일 총리 후보자로 선정된 이후 지난해 변호사 로 활동하며 불과 5개월여만에 16억원을 번 사실이 드러나며 전관예우논란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이날 오전만 해도 그가 이처럼 전격 사퇴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그는 이날 오전 창성동 별관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났을 때만 해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모두가 제가 부덕한 소치”라고 밝히면서도 “청문회 때 충분히 이야기할 것이다. 고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안 후보가 점심을 먹고 온 후 사퇴를 결정한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차기 후보자로 올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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