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의 백의종군 서약서, 통례적인 보여주기식 문서 인식 등 평가절하 확산...공직사회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우려 '팽배'

 
원희룡 당선인이 당시 후보시절 캠프 내 관계자들에게 ‘백의종군 서약서’를 쓰라고 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서약서는 선거 이후 ‘어떠한 자리나 이익을 취하지 않겠다’는 원 당선인과의 일종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서약이라 볼 수 있다.

당시 이러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정치계 새로운 바람’이라는 긍정적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민선6기 원도정이 꾸려나가고 있는 작음에 있어 이러한 서약서는 ‘원희룡식 정치혁명의 사례’가 아닌 일반 휴지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제주정가에서 들리는 소문들을 들어보면 원 캠프의 실상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이번 6.4지방선거에서 원희룡 당선인 캠프는 그야말로 다국적 캠프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인맥들로 포진됐다.

내역을 살펴보면, ▷ 새누리당을 기반으로 보면 양원찬, 김방훈, 김경택 예비후보 라인, ▷ 김태환 민선4기 도정 라인, ▷ 우근민 현 지사 라인, ▷ 신구범 새도정준비위원장 라인 등 이들의 실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도 많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여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각종 소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現 제주도지사가 임명하는 자리는 환경부지사를 시작으로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 그리고 , 제주도개발공사 사장과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제주발전연구원장, 제주관광공사 사장 등 최소 20석이 넘는다.

이러한 ‘카더라 통신’이 도를 넘어서자, 11일 원희룡 당선인이 첫 도정 업무보고회를 가진 공식적 자리에서 "현 도정 지도부와 간부들 사이에서 저도 모르는 얘기가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전제 한 후 ”오늘 이후 불필요한 얘기 나오지 않도록 신경 써 달라“며 ”우리 인사권도 도민 기준에 의해 행사하는 것이기에 끼리끼리 인사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약속과 더불어 ‘소문의 근원지’에 대한 압박을 가했다.

이렇게 강도 높은 경고를 보낸 이유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소문, 즉 ▲ 김태환 사단인 대표 인물인 박영부 전 서귀포시장과 오인택 전 제주도 기획관리실장 도내 주요 요직 중용 설, ▲ 우근민 지사 라인 척결 설, ▲ 신구범 지사 라인 지방공기업 중용 설 등 갈수록 부풀려지고 확산되는 소문으로 인해 ‘원희룡식 정치혁신’을 부르짖었던 민선 6기 이미지에 영향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강도 높은 경고라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원 당선인 "일명 공직사회 내 줄 세우기와 편 가르기 등이 제주사회의 힘을 갉아먹고 있다"며 "과거(정권)에 얽힌 문제는 원점인 백지상태로 돌리고, 이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며 ‘제로선’에서 시작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이러한 원희룡 당선인이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명 ‘카더라’통신이 도민사회 내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제주공직사회로 복귀한 A씨가 현 우근민 도정의 핵심인사에게 험한 말과 행동을 했다는 소문이 진작에 돌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개발공사 사장에는 정무부지사로 거론되던 B씨가 얼마 전 점찍어졌으며, 에너지공사 사장에는 C씨와 D씨가 치열하게 내부에서 경쟁하고 있으며, 관광공사 사장과 제주국제컨벤션 대표이사, 제주발전연구원장도 낙점되어 있다는 소문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전국공모에 나서고 있는 각 행정시장도 벌써 결정되었다는 소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드림타워 등 이어진 각종 인허가와 관련해 원 당선인과 우근민 현 지사간 대립이 캠프 내 구도에도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다.

민선6기에 우근민 도정 내 핵심인사들이 지금의 해온 일을 어느 시기까지 마무리 하고 자리를 넘겨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현재 도정 내 고위 간부들이 명퇴나 공로연수에 나서고 있는 사실을 보면 분위기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민선6기 원희룡 도정에서는 우근민 도정 핵심라인을 배제하고 그동안 소외되었던 공직자들, 즉 김태환 도정 당시 주요 인사들과 신구범 측근들을 중용된다는 소문이 마치 사실인양 공직사회를 넘어 도민사회에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문은 현실에서 톱니바퀴 마냥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 원희룡 당선인은 선거기간 내내 ‘제주판 3김의 공직사회처럼 편 가르기 혹은 줄 세우기식의 논공행상은 일체 없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현실 속 제주사회 내에서는 이러한 공언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향후 이어질 행정시장을 시작으로 도정 인사발표, 그리고 각 도 산하 기관장 인선 내역이 공표되면 원 당선인의 ‘원희룡 식 정치개혁’이 악의성 소문으로만 그칠지, 아니면 ‘기존 논공행상(論功行賞)’답습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추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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