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용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김용범(50) 의원이 제주도의회 재입성에 성공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4년간 서귀포시 원도심 지역인 정방·중앙·천지동을 책임지게 된다.

김 의원의 어깨는 무겁다. 서귀포시 원도심은 인구와 산업이 주변부로 이동해 점점 비어가는 ‘공동화’ 현상 지역이기 때문이다. 과거 시끌벅적했던 동네는 사라지고 장기적인 경기불황이 진득하게 남았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문화마케팅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이 외에 △복합주민센터 마련 △주거복지안정 위한 조례 제정 △통학생 종합지원센터 마련 △관광객 유치와 소비 유도하는 방안 마련 △작가의 산책길 등 문화예술시장 활성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편 그는 서귀포시연합청년회 회장과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제9대 의회에서는 초선임에도 행정자치위원장을 맡았다. 주위에서는 그를 가리켜 ‘합리주의자’라고 부른다.

뉴스제주는 김용범 재선의원을 만나 제10대 도의원으로 당선된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봤다.

▲ 김용범 제주도의회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정방·중앙·천지동).

■ 제10대 도의회 의원에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 당선 소감을 말해 달라.

재선이라는 언덕을 오르면 평탄대로의 넓은 벌판을 만날 줄 알았다. 한 고비를 넘고 보니 또 다른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 제주 미래발전의 길을 떠나기 위해 신발끈을 조이며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준비하려 한다.

유권자들이 많은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셨다. 제가 호소했던 진심을 이해해 준 것 같아 기쁘다. 지난 9대 도의회에서 추구하고 실천한 일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준 것 같다. 저를 지지하지 않으신 분들의 뜻은 앞으로 더 잘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인다.

■ 재선의원이다. 초선의원으로 당선됐을 때와 재선의원으로 재신임을 받을 때의 기분은 서로 다를 것 같다.

물론 다르다. 열정과 패기에 경륜과 안목을 보태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가 앞선다. 경륜이라는 이름으로 자칫 오만과 안일에 빠지지 않을까 매순간 되돌아보며 스스로 경계하고자 한다.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겠다.

■ 지난 9대 도의회에서 역대 가장 많은 조례안이 폐기됐다. 어떻게 생각하나?

임기 말이면 조례뿐만 아니라 공유재산, 명예도민 등 많은 안건이 상정된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임기 말에 처리하는 것보다 한 박자 쉬고 차기로 넘겨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도정이나 의정의 연속성과 효율성면에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번 제10대 도의원으로서 꼭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 9년 차에 접어든다. 이제는 연착륙이 되어야 할 시기다. 그동안의 과정에서 나타난 시행착오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다.

특히 행정시의 기능과 권한을 강화시켜나갈 생각이다. 여기에 보태 행정의 주민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읍면동 기능강화에 주력할 것이다. 또한 산남북을 비롯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 김용범 제주도의회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정방·중앙·천지동).

■ 지역구 의원으로써 지역민을 위해 반드시 실천하고자 하는 것은?

지역구가 서귀포시의 원도심에 해당하는 정방, 중앙, 천지동이다. 이 지역의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6.4지방선거가 끝나고 토론회도 개최한 바 있다. 황폐화하거나 공동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책대안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

■ 상반기 원구성에서 맡고 싶은 분야와 이유는?

물론 나름대로 개인적인 복안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 밝히기가 곤란한 점이 있다. 개인적인 의향만을 가지고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동료 의원들과 협의하는 절차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역구의 발전과 전체적인 의정활동의 방향을 고려해 어느 상임위가 적절할지 고민하고 결정할 것이다.

*김 의원은 이번 10대 도의회서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다.

■ 이번 10대 도의회는 여야 간 줄다리기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어떤가?

6.4지방선거 결과가 말해주듯 도민들은 여야 간 고른 의석분포를 선택했다. 민심이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해 준엄하게 받아들인다. 서로 다투는 모습은 도민이 원하는 바가 아닐 것이다. 여야 동료의원들이 원만한 합의와 논의 속에서 의회 본연의 역할을 다해 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

■ 원희룡 도정이 출범했다. 어떻게 견제하고 감시할 것인가?

민선6기 새 도정의 수장이 젊어졌다. 그만큼 실험정신도 강하고 지금까지의 틀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하리라 여겨진다. 잘 하는 일에 대해서는 적극 협력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과감히 날 선 메스를 들이댈 것이다. 상처가 곪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그 결정의 근본은 원칙과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사리사욕에 집착하지 않고 도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본다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 도의원으로서, 혹은 평범한 제주도민으로서 계획을 세운 것이 있다면?

도의원이라는 위치가 주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소중한 자리이기 때문에 의정활동에 소홀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우선이다. 큰 틀에서 제주미래의 발전을 위해 한 발 앞선 비전으로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안목을 길러나갈 것이다. 그래서 지금 대학원에서 공부도 하고 있다.

한편 도민들과 많이 만나고 의견을 수렴하다보면 늘 바쁜 생활이 이어진다.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앞으로는 가정에도 소홀하지 않도록 힘써볼 생각이다.

■ 제주도민들에게 전하는 말은?

지방의회가 좀 더 친근하게 도민들 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도민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의회가 무관심 속에 방치되면 존재가치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생활에 불편하거나 어려운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의회를 활용해달라는 당부를 하고 싶다. 도민들의 성원과 질타 속에 지방자치는 더욱 성숙해 나갈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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