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조직위)가 대회 개최를 불과 3년6개월 정도 남긴 상황에서 표류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0월 조직위 창립총회를 연 이후 약 3년 만에 맞은 최대 고비다.

조직위는 강원도 평창의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부터 주요 역할을 해온 김진선(68) 전 조직위원장이 지난 21일 전격 사퇴하면서 위기를 만났다.

평창올림픽 개최까지 약 3년6개월여 정도 남은 상황이어서 적잖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통상 개막 1년전부터 테스트 이벤트까지 치러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평창올림픽의 실질적인 준비 기간은 채 3년도 남지 않았다.

기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수장이 물러나면서 가뜩이나 빡빡한 조직위의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인물이 조직위를 이끌게 되든 조직위의 재정비에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김 전 위원장 뿐만 아니라 사실상 조직위 살림을 도맡아 왔던 문동후 전 부위원장이 사무총장에서 부위원장으로 보직이 변경된 후 사퇴해 조직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던 이들이 모두 빠진 상황이나 다름없다.

상근 부위원장 3명을 선임하고 3부위원장 체제로 개편했으나 상근부위원장 3명 가운데 문 부위원장이 사퇴했고, 곽영진 기획행정부위원장과 김상표 대회시설부위원장 모두 직무를 맡은 지 고작 몇개월에 불과하다.

조직이 재정비되는 동안 계획된 일정에는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각종 올림픽 관련 시설들의 공사가 시행되거나 착공됐고, 가장 비중이 큰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등 평창올림픽 준비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주변의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뒤숭숭한 분위기를 추스르는데도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김 전 위원장의 사퇴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조직위 내부의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은 상태다.

김 전 위원장의 후임으로는 정창수(57) 전 국토해양부 제1차관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사실상 내정된 상황이다.

그러나 새로운 조직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창수 전 차관은 올림픽은 물론 국제대회 개최를 이끌어본 경험이 전무한 상황이다. 스포츠와도 전혀 인연이 없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마케팅과 시급한 경기장 건설들을 잘 해 나갈 수 있는 실무형 인사를 물색한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올림픽 개최 준비에 단지 마케팅과 경기장 건설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새롭게 조직위원장에 선임될 인물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관계를 다시 공고히 하는 것도 중요한 숙제로 보인다.

올림픽 개최를 준비하면서 IOC와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강원도지사로서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섰을 때부터 IOC와 관계를 다져온 김 전 위원장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조직위의 올림픽 준비가 마냥 순풍을 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각종 시설 착공은 예정보다 늦어졌고, IOC는 일부 준비 과정이 2014소치동계올림픽보다 떨어진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조직위원장 사퇴라는 악재까지 겪으면서 조직위는 그야말로 표류 중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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